『국민과 언론을 돌파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정치철학을 보여준 것』 『DJ비자금 사건수사를 보류해준 김태정(金泰政)법무장관에 대한 보상 겸 의리 지키기』 『현 정권의 극에 달한 오만과 독선』…. 검찰의 「고급 옷 로비의혹」사건 수사결과와 김장관의 유임결정에 접한 한나라당 당직자들의 입에서 격앙된 표현들이 여과없이 쏟아져 나왔다.한나라당은 2일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직후 주요당직자 및 「호화의상 뇌물사건 진상조사 특위」위원 합동회의를 갖고, 『검찰의 수사결과는 편파·불공정 수사의 대표작』이라고 강력비난했다. 회의에서 이부영(李富榮)총무는 『김대통령은 민심의 현주소를 외면한 채 편의적인 정국인식을 하고 있다』며 『각료 임명제청권자인 김종필(金鍾泌)총리도 총리직 수행임무를 포기하고 있다』고 DJP를 싸잡아 비판했다.
진상조사 특위 위원장인 이우재(李佑宰)부총재와 신경식(辛卿植)총장 등 9명의 의원은 이날 오후 김총리와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을 잇따라 방문, 사직동팀 수사보고서 공개와 김장관 해임 및 사건 재수사 등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7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의혹진상 규명을 위해 국정조사권 발동을 요구키로 하는 한편, 사건재발 방지를 위해 인사 청문회와 특별검사제의 도입을 촉구키로 했다. 이와 함께 4일로 예정된 포항 국정보고 대회 등 원외투쟁을 통해서도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이슈화하기로 했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현 정권은 야당뿐 아니라 국민들의 기대를 한꺼번에 짓밟는 전면전을 선포했다』면서 『검찰은 법무장관 「사모님」 한명을 구하기 위해 자존심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맹비난했다. 안대변인은 또 『민심의 주체인 국민과 이를 가감없이 전달한 언론을 「마녀 사냥꾼」으로 취급한 대통령의 시국인식에 우려를 금치 못한다』며 『이번 사건으로 청와대의 민심전달 통로에 큰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고 대통령 주변을 함께 때렸다.
한나라당은 김법무라는 「종기」를 짜내지 않는 한 현 정권이 안으로 곪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이 문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짐으로써 정국 주도권의 고삐를 죈다는 전략이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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