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날 때마다 딴 사람」충남 천안에 나타난 탈옥수 신창원은 경찰이 배포한 수배전단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장, 경찰의 추적과 시민들의 눈을 따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내부에서조차 『도대체 신창원의 진짜 모습이 어떤지 모르겠다』는 한탄이 터져나올 정도다.
천안에서 보름동안 신창원과 만나온 다방여종업원 정모(20)씨는 2일 경찰조사에서 『문신과, 일기장 돈가방 등을 보여주며 「내가 신창원」이라고 말하기 전까지 신인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다방 주인 안모(30)씨도 『보름동안 다방에 자주 들락거렸지만 눈치채지 못했다』며 『요즘 전단과는 딴 판』이라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신이 검게 타고 바짝 야윈 얼굴에 구레나룻을 길렀으며, 안경을 쓰지 않고 앞머리를 길러 『수배전단의 몽타주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신은 또 자신의 근육질 체격을 자랑하며 운동선수라고 속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파악하는 신의 가장 최근 모습은 「맥가이버 형」. 지난해 7월 서울에 나타났을 때는 앞머리가 짧고 뒷머리가 어깨까지 내려오는 모습이었다. 당시 신과 격투를 벌이다 놓친 경찰관들은 『근육질의 단단한 몸에 머리가 귀를 덮고 있어 신창원인지 곧바로 알아보지 못했다』고 했었다.
경찰이 신을 잡기 위해 교도소 수감당시와 97년 정장차림 모습을 담아 뿌린 수배전단은 500여만장. 경찰은 또 신이 변신 가능한 30가지 모습을 담은 몽타주까지 일선 파출소에 배포한 상태다. 전국 구석구석 벽면 어디에나 붙어 있고 「강아지도 물고 다닐 정도로」 흔한 수배전단이지만, 옮겨다닐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추적을 따돌리는 신의 신출귀몰한 변장술 앞에선 모두 「무용지물」인 셈이다. 천안=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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