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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국내외 실세-얼굴」'동거경영' 삐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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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국내외 실세-얼굴」'동거경영' 삐그덕

입력
1999.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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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 기존국내 주주와 해외 새 주주가 명목상 공동경영권을 행사하는 「동거체제」가 유행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가장 앞서 이같은 체제를 도입한 굿모닝증권(구 쌍용증권)의 「실험」결과는 이같은 동거가 자리잡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마무리된 주주총회에서 새로 「동거체제」를 도입한 곳은 서울증권과 한진증권. 서울증권은 소로스펀드측의 강찬수(姜燦守)사장과 기존 경영진 정인직(鄭仁稙)회장, 한진증권은 푸르덴설측 클리프 정 사장과 조정호(趙正鎬)부회장이 각각 공동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그러나 가장 먼저 국내외 동거체제를 도입한 굿모닝증권의 불협화음은 이같은 동거체제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굿모닝증권은 올 2월 임시주총에서 쌍용증권을 인수한 H&Q측의 티모시 매카시 확대이사회의장, 구 주주인 김석동(金錫東)대표이사 회장, 전문경영인인 도기권(都杞權)사장 등 삼각구도를 갖췄었다. 그러나 80년대 중반에 입사한 핵심직원 40여명이 자진 사표를 내는 등 조직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증권사경영보다는 투자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H&Q가 조만간 차익을 남기고 회사를 다른 곳에 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데다 신·구 주주측 경영진간의 역할분담이 불명확해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데 실망,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결산결과 굿모닝증권은 거액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당초 싱가포르 관광청 등과 진행됐던 본사 사옥매각건이 실패하는 등 이렇다할 구조조정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사장단회의에는 김회장이 참가하지만 결제권을 갖고 있지 않아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는 한계를 보이는 등 대내외 활동에서도 비효율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매카시회장, 김회장, 도사장으로 구성된 공동경영체제가 이룩한 가장 확실한 업적은 이들에게 각각 161만주, 150만주, 135만주라는 국내 최대규모의 스톡옵션을 부여, 엄청난 차익을 남기게 해준 것뿐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모양새만을 의식한 국내외 공동경영체제는 자칫 조직전체의 능률저하와 불협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김준형기자 navid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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