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고가옷 로비」 의혹사건 수사결과 발표로 김태정법무부장관 부인 연정희씨 등 관련자들에게 제기됐던 의혹의 핵심 쟁점들이 정리됐다.◆연씨에게 배달된 호피무늬 코트의 로비 관련성
강인덕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씨를 매개로 한 최순영회장 구명 로비 차원에서 연씨가 호피무늬 코트를 받았는지 여부는 국민들사이에 초미의 관심사가 됐던 의혹. 당초 사직동팀은 『호피 무늬 코트가 배달된 사실이 없다』고 발표했으나 검찰 수사과정에서 『연씨가 배달된 옷을 며칠만에 돌려줬다』는 사실이 새로 드러나 의혹을 증폭시켰다. 검찰은 『배씨가 최회장 부인 이형자씨에게 장관 부인들의 옷값 수천만원을 부담해달라는 취지의 요구를 했다가 거절당한 지난해 12월18일 이미 배씨의 로비시도는 무산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라 스포사에서 연씨에게 코트가 배달된 시점은 12월26일로 로비시도가 무산된 뒤 로비시도와는 별개로 이뤄졌다는 게 검찰이 내린 결론.
검찰은 옷이 배달된 경위와 관련, 『라 스포사의 「상술」에서 비롯됐다』며 『이형자씨의 동생 이형기씨가 라 스포사에서 밍크코트를 구입한 것도 고객이 옷을 마음에 들어하면 일단 포장해 보내 입어보게 한 뒤 나중에 돈을 내도록 하는 상술에 넘어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연씨가 10일만에 옷을 반환한 것에 대해서는 『연씨가 옷이 배달된지 2~3일 뒤에야 발견했으며 연말 모임으로 바쁜 와중이어서 1월2일에야 운전기사에게 반환을 지시했으나 운전기사가 5일에야 돌려줬다』고 발표했다.
◆옷값 대납 요구
최회장 부인 이씨에게 장관부인들의 옷값 2,400만원의 대납 요구가 있었는지도 핵심 쟁점이었다. 사직동팀은 『사실무근이고 이씨가 최회장 구명을 위해 낸 헛소문』이라고 내사결과를 발표했으나 검찰은 정반대로 『장관 부인들의 옷값 2,400만원 대납 요구』를 시인했다. 배씨는 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으나 라 스포사 사장 정씨가 『12월18일 배씨에게서 최회장건 해결관계로 총장부인 등을 모시고 올테니 좋은 물건을 준비해두라는 말을 들었다』는 진술 등이 대납요구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는 정황이라는 것. 이씨의 동생 형기씨도 횃불선교원에서 『배씨와 이씨가 옷값 대납 문제로 다투는 현장을 보았다』는 정황도 나왔다. 배씨가 이씨에게 「실체 없는 옷」값으로 수천만원을 요구한 숨은 의도는 밝히지 못했으나 배씨의 옷값 대납 요구는 사실이라는 게 검찰의 종합적 판단이다.
◆연씨의 최회장 구속방침 누설여부
사직동팀은 야당의원들에게 내사과정을 설명하면서 『연씨가 배씨에게 구속가능성을 암시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가 나중에 번복, 연씨의 최회장 구속방침 누설 의혹을 가중시켰다. 검찰은 연씨가 최회장과 관련된 얘기를 한 것은 2회라고 설명. 처음은 98년 11월 초 배씨가 장관들 자선모임인 「낮은 울타리」에 최회장의 안사돈인 조복희씨의 가입을 제의하는 과정에서 연씨가 『사건에 연루된 최회장 사돈인데 모임을 같이 할 수 없다』고 거절한 것. 다음은 12월 중순 배씨가 『최회장이 외자유치가 안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묻자 연씨가 『외자유치가 안되면 어렵지 않겠어요』라고 말한 부분. 검찰은 연씨의 이같은 최회장 관련 얘기는 『최회장 문제가 언론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진 상태에서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의례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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