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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옷 로비] 그래도 남는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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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옷 로비] 그래도 남는 의문

입력
1999.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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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옷 로비의혹」 사건은 2일 검찰수사를 통해 강인덕 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씨의 로비미수 사건으로 결론났지만 의문점은 아직 남아있다.연씨는 배씨의 로비움직임을 전혀 몰랐나

김태정 법무부장관 부인 연정희씨는 지난해 11월초 신라호텔에서 배씨로부터 이형자씨 사돈 조복희씨를 소개받았다. 배씨는 연씨에게 10월 결성된 봉사모임 「낮은 울타리」에 조씨를 가입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연씨는 그러나 조씨가 최순영회장 사돈이라는 사실을 알고 거절했다.

12월 배씨는 연씨와 함께 의상실을 다니며 옷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연씨에게 30만원짜리 옷을 선물하고 다른 의상실에 갈 때마다 연씨에게 옷을 사주려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더욱이 배씨는 12월중순 앙드레 김 의상실에 갔을 때 연씨에게 최회장 신병처리 문제를 넌지시 물어보았다.

라스포사는 배씨 단골 매장으로 연씨도 자주 간 곳. 연씨는 12월26일 라스포사에 갔다 집에 돌아온 2~3일 뒤 호피무늬 반코트를 발견했다. 배씨가 『연씨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고 칭찬했던 그 옷. 연씨는 배씨의 이러한 로비움직임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던 듯 즉시 돌려주지 못하고 1월5일에야 반품했다. 결국 옷을 집에 놔뒀던 11일의 시간 때문에 연씨가 곤욕을 치른 셈이다.

배씨가 주장한 2,400만원어치 옷의 실체는

배씨가 이씨에게 옷값 2,400만원을 준비하라고 한 것은 지난해 12월17일. 그러나 연씨는 12월9일 라스포사에서 옷 140만원어치를 구입했고 전날인 16일 앙드레김에서 옷 120만원어치를 살 때는 배씨로부터 옷선물을 받았다. 이어 배씨와 나나부티크로 가 250만원짜리 니트코트를 집에 가져갔으나 치수가 맞지 않자 바로 반품했다. 검찰은 『배씨가 로비를 위해 연씨에게 옷 등을 선물하려 한 것같다』고 했다. 그러나 배씨의 요구액은 실제 연씨가 구입한 옷값보다 터무니 없이 많다. 배씨의 로비움직임은 이씨 사돈 조씨를 「낮은 울타리」에 가입시키려 한 지난해 11월부터 감지된다. 배씨가 옷값을 부풀려 차익을 챙기려 했는지, 연씨이외의 다른 로비대상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호피무늬 반코트 반납경위

연씨는 지난해 12월28, 29일께 집에서 반코트를 발견했다. 검찰은 『운전기사가 파출부에게 전달, 집 뒷방에 놓아두는 바람에 즉시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씨는 경위를 확인한 뒤 돌려주기로 하고 올해 1월2일 운전기사에게 반환을 지시했다. 그러나 1월3일은 일요일이고 1월4일은 여러 행사로 바빠 운전기사는 1월5일 옷을 반환했다. 청와대 사직동팀 수사결과에 따르면 연씨는 1월8일 반납한 것으로 돼있다. 반면 연씨 변호인 김양일(金洋一)변호사는 『연씨는 반코트 배달사실을 12월28일 배달 당일 알았다』고 말했다. 옷이 배달된 시점은 그렇다쳐도 연씨는 12월28, 29일 정씨와의 전화통화에서 가격 얘기를 들은 뒤 12월30, 31일 이틀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도 왜 즉시 반환하지 않았을까.

반값에 주겠다는 정씨 말에 살지 말지 주저했을 수도 있지만 이 부분은 배씨의 로비움직임을 감지했느냐는 부분과 연결돼 의문을 낳고 있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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