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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비수기 전세.집값 상승 '기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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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비수기 전세.집값 상승 '기현상'

입력
1999.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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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수상하다.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급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매매값은 고개를 숙일줄 모르고 있다. 이사철이 끝나는대로 일찌감치 약세로 돌아서리라던 전세값도 여전히 강세다. 부동산전문가들은 기현상이라고 말한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의 판단은 무엇일까.부르는 값만 오르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값은 강보합세. 지역별로 상승폭과 등락에 큰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하지만 거래는 뜸한 편. 사자는 사람과 팔겠다는 사람간 호가공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개포주공의 경우 2억원을 한참 밑돌던 31평 아파트가 최근 2억1,000만원대까지 호가가 뛰었다. 일산신도시 대화동 동부아파트 32평형은 1억7,000만~1억7,500만원에 팔아달라는 물건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자는 주문은 1억5,000만~1억5,500만원에 불과, 가격차가 2,000만원까지 벌어져 있다.

개포동 동서공인중개소 윤덕완(尹德完)대표는 『오를 이유가 없는데도 집주인들이 집값이 뛸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비싼 가격에 매물을 내놓고 있어 거래가 거의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큰 폭 오름세는 없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부동산시장동향과 대응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집값상승에 대해 금리인하와 수급불안등 구조적인 요인보다는 일시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작년 폭락에 따른 반등심리와 정부의 한시적인 금융·세제지원에 따른 구매심리자극 등이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택가격이 당장 큰 폭으로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 건교부 강교식(姜敎軾)주택정책과장은 『경기회복이 실업감소, 가계소득 증가, 중산층 회복 등을 통해 주택구매력 회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강과장은 또 『집값의 절대수준 자체가 아직도 높게 형성돼 있고 미분양이 쌓여있어 주택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현장의 목소리도 비슷하다. 부동산랜드 김태호(金泰鎬)사장은 집값은 오름세와 보합세를 반복해가는 계단을 밟아가면서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사장은 『자고나면 오르기를 바라기보다는 자금사정과 가정형편에 맞게 실수요차원에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전세값은 6월 내리막, 7월부터 오르막 전세시장에서는 비수기라는 개념이 사라졌다. 봄이사철이 이미 끝났는데도 전세값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전세가격은 수도권 신도시가 지난해말에 비해 19.2% 오르는 등 아파트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강남구 청담동 삼익아파트 46평이 2주전보다 1,000만원 오른 1억8,000만원에, 분당 매송동 아름건영 59평도 1억3,500만원으로 전세값이 1,000만원이 뛰었다.

전세값의 이상강세는 수요와 공급의 차이가 주된 요인. 신도시를 중심으로 아파트 전세가격이 급등한 것은 올들어 입주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정도 줄어든데 비해 수요는 5% 정도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재경부의 해석이다.

부동산뱅크 김우희(金祐姬)편집장은 『수요와 공급이 서로 엇갈리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되는 가운데 가장 비수기인 6월에 전세값이 일단 보합세로 돌아섰다가 다시 이사철인 7~8월에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말이나 내년초 잠실 등 서울 저밀도 재건축 대상 아파트 이주민들이 전세시장으로 대량 쏟아져 나올 경우 전세값은 다시 한번 요동칠 가능성도 적지않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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