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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옷 로비설 수사] 의혹만 키운 '사직동팀 부실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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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옷 로비설 수사] 의혹만 키운 '사직동팀 부실조사'

입력
1999.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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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사직동팀의 「고가옷 로비의혹」 사건에 대한 초기 조사 부실로 의혹만 부풀려지고 있다. 사직동팀의 조사 결과와 검찰 수사과정에서 새로 드러난 사실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사직동팀이 강인덕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씨와 라 스포사 사장 정일순씨의 옷값 대납 요구가 「사실 무근」이라고 설명한 반면 검찰수사에서는 정반대로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

또 김태정법무부장관 부인 연정희씨가 최순영회장의 구속설을 배씨에게 흘렸는지 여부도 사직동팀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검찰은 『배씨가 장관부인들 자선모임인 「낮은 울타리」에 최회장 안사돈인 조복희씨의 가입을 연씨에게 추천하는 과정에서 오간 통상적인 대화가 법률용어(구속)로 된 「감」이 있다』며 최회장과 관련된 얘기가 오갔음을 어느 정도는 인정했다. 실제로 배씨는 사직동팀의 조사에서 『연씨가 「63(대한생명)의 해외 일(해외자금 유치)이 잘 돼 다행입니다」고 얘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직동팀 최광식조사과장이 야당의원들에게 내사과정을 설명하면서 『연씨가 배씨에게 구속가능성을 암시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가 번복한 것도 사직동팀 초기조사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킨 요인중 하나.

라 스포사가 연씨에게 실려 보낸 호피무늬 코트와 관련해서도 사직동팀은 『그런 사실 자체가 없다』고 발표했으나 검찰은 『연씨가 12월28일 옷을 받은 뒤 1월4일 포천 기도원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돌려주려고 팔에 걸치고 나갔으나 그날은 너무 늦어 8일만인 5일에 돌려줬다』고 설명했다.

사직동팀도 실제로는 내사과정에서 라 스포사 점원 이모씨에게서 『연씨가 (호피무늬)코트를 사가기로 해 포장해줬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연씨가 앙드레 김 의상실에 동행한 배씨에게서 30만원짜리 블라우스를 선물받은 일 등이 사직동팀 조사 이후 추가로 밝혀졌다.

관련자들 사이에 첨예하게 엇갈린 진술을 종합, 내사 결론을 내리다 보니 일부가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사직동팀의 초기 조사에 허점이 있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사직동팀이 장관급 부인들의 「의혹씻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검찰 수사는 『최회장 구명을 위해 낸 헛소문에 불과하다』고 내사종결한 사직동팀 조사 결과와 판이하게 다른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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