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가 켜지고 구슬 구르는 소리와 함께 윈도 로고가 잠시 떴다 사라진다. 초기화면인 모네의 「해돋이」 가 창가로 흘러드는 오전의 햇살과 함께 펼쳐진다. 최근 사이버 미술관에 푹 빠진 서울 목동의 장은경(31) 주부.분주한 아침을 보내고 난 후 산뜻한 모닝커피를 들며 인터넷에 접속한다. 조간 문화면에서 이세득 회고전이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는 기사를 봤다. 북마크된 아트선재센터를 클릭, 화랑으로 사뿐히 넘어갔다. 처음 접하는 화가라 그림들이 낯설지만 작품해설을 읽고 다시 찬찬히 음미하니 느낌이 왔다.
팝업키를 열어 그림을 저장. 이로써 장씨의 소장작품수는 120점에 이르렀다. 비록 화가의 정신이 스며든 강렬하고도 섬세한 붓터치와 질감을 원화 그대로 느낄 수는 없지만, 값비싼 복제 화집보다는 이 작품 이미지가 낫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의 문화혁명은 지금 질주중이다. 예술의 변방에서 서성이던 당신을 이제 전세계의 명화를 개인소장한 예술 애호가로 탈바꿈시킬 태세다. 복제 이미지에 큰 불만이 없고, 컴퓨터와 담 쌓은 사이만 아니라면.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 르네상스의 거장에서 고흐, 피카소, 앤디 워홀에 이르는 현대화가들의 작품까지 사이버 미술관은 24시간 오픈돼 있다. 미술의 전 역사가 마우스 클릭에 따라 컴퓨터 화면에 펼쳐진다.
◆국내 미술사의 거장을 찾아
우선 찾아가 볼 곳은 우리나라 거장들의 혼이 꿈틀대는 이름높은 국내 미술관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호암미술관은 각기 홈페이지를 만들어 소장작품들의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고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문화유물중 대표적 소장작품 1,000여점을 보여준다. 불상, 불화, 도자기, 회화, 민속품 등을 볼 수 있고 작품에 따라서는 동영상으로도 감상할 수 있다. 작가, 시대, 장르, 출토지, 문양별로 검색이 가능하고 작가에 대한 간략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근현대 미술품들이 자리한 곳은 국립현대미술관. 1900년대초부터 신진작가들의 실험작품들까지 900여점의 작품이미지를 제공한다. 야수파 구본웅이 친구 이상을 그린 「친구의 초상」(1935)에서 작가 이상의 냉소적 데카당스를, 인상파 화풍을 정착시킨 오지호의 대표작 「남향집」(1939)에서 빛의 생명력을 만끽할 수 있다. 그외 여러 작가들의 한국화, 양화, 조각, 공예, 서예, 사진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 작품, 재료, 기법별로 검색가능하고 작가뿐 아니라 작품마다 해설이 있어 깊이 있는 이해와 감상이 가능하다.
국보, 보물급 미술품을 90여점이나 소장한 호암미술관도 빼놓을 수 없는 순례지. 고미술에서 현대미술까지 거장들의 대표작이 전시중이다.
◆미술 종합정보 사이트
다양한 미술종합정보 사이트의 자체 갤러리는 활동중인 국내미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 곳은 미술사 강의, 미술용어 설명, 최근 전시회 소식과 미술계 뉴스, 갤러리 안내 등 미술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한국의 미술 사이트에서는 한국 미술계의 대부 박서보, 최만린과 조우할 수 있다. 금주의 작가, 금주의 전시회 코너도 일반인들의 미술감상 길잡이 역할을 한다.
「아트 앤 아츠」에는 박재동의 장편만화영화 「오돌또기」의 몇 장면과 캐릭터 소개 코너가 마련돼 있다. 서양, 중국, 인도, 한국의 「이야기 미술사」는 재미있게 미술상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코너.
「인터아트코리아」는 한국미술사 전반에 대해 설명한 코너를 갖추고 있고 「다다넷」은 서양미술사 전체를 그림과 함께 개괄적으로 설명해 놓아 초보자들이 들러보기 좋은 곳이다.
◆갤러리 홈페이지들
국제갤러리와 아트선재센터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영상체험을 제공하는 사이트. 라이브픽처 기술을 통해 3차원 동영상으로 그림들을 전시한다. 마치 미술관 현장에서 감상하는 기분. 줌인 줌아웃으로 그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갤러리 내부를 이동해 들어갈 수 있다.
롯데아트갤러리에서는 김기창의 작품과 해설을, 예술마을에서는 오윤의 판화전을, 한선갤러리에서 운영하는 아트서울에서는 김환기, 이중섭의 작품과 조영남의 회화전을 만날 수 있는 게 특징.
◆외국의 유명 미술관 순례
해외 유명 박물관 보다 웹 뮤지엄(http://metalab.unc.edu/wm/paint)이 초보자들이 우선적으로 들러보아야 할 사이트다. 그림과 함께 시대별 사조별 미술사의 핵심내용이 간단명료하게 정리되어 있고, 거의 모든 화가들의 대표작들이 망라돼 있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요약설명과 함께 작가와 작품들이 하이퍼텍스트로 연결되어 원활한 정보열람이 가능하다.
루브르박물관, 뉴욕메트로폴리탄박물관, 스미소니언 박물관, 뉴욕현대미술관 등의 쟁쟁한 박물관 속엔 거장의 역작들이 꿈틀대고 있다.
그외 화가 개인미술관, 유파별로 화가들을 연결시켜 놓은 사이트 등 헤아릴수 없는 보고가 인터넷의 바다에 잠자고 있다. 깨우는 것은 당신의 클릭.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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