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만큼 센 두 영부인 -「유고의 전범에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부인도 포함돼야한다」.
최근 밀로셰비치 대통령과 4명의 고위관료가 전범으로 기소됐지만 그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바로 부인 미리아나 마르코비치(57)라고 뉴욕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남편과 가족을 위험에 빠뜨린 것은 그녀의 박탈감때문』이라며 그의 성장배경과 비뚤어진 성격등을 분석했다.
밀로셰비치의 측근들은『밀로셰비치는 나토와 협상할 의지를 갖고 있으나 마르코비치가 남편의 전범기소를 가족에 대한 공격으로 여기고 잘못된 영향력을 행사, 나라를 벼랑끝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마르코비치는 야누스의 이중성격을 갖고 있다고 친구들은 밝히고 있다. 공개석상에 나서는 것을 꺼려하는 등 겉으로는 내성적인 모습이지만 그 이면에는 무자비한 광폭함이 숨겨져 있다는 것.
그는 자신에 대한 배신을 견디지 못하며 자기 가족의 친구들 4명이 의문사당한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라는게 유력한 관측이다. 그래서 이름앞에는「레이디 맥배스」라는 별명이 따라 붙는다.
마르코비치는 2차세계대전 당시 유고게릴라인 부모 밑에서 태어났으나 나치에 붙잡힌 어머니가 고문으로 핵심 공산당관료의 이름을 누설한 뒤 처형된 비극을 경험했다. 이로인해 그는 어머니를 방어하는데 집착을 보이고 공격적인 성격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이후 조부모 손에 자란 마르코비치는 고교시절인 16살때 역시「모난돌」이었던 한 살위의 밀로셰비치를 만나 서로의 인생에 깊은 영향을 끼쳐왔다고 자서전에서 밝히고 있다. 공산당 후신인 좌익당을 이끌고 있는 그는 특히 자신의 가족에 대한 외부비판에는 참지 못하고 즉각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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