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산국제예술제, 민족춤제전 -초여름 춤판이 달아오른다. 새 천년의 들목, 20세기의 끝자락에서 몸짓으로 세기말을 읽는 두 개의 큰 춤판이 벌어진다.
9~13일 경기 안성의 죽산면에서 열리는 제5회 죽산국제예술제 주제는 「20세기를 위한 진혼」. 무용가 홍신자씨가 이끌어 온 이 축제는 춤을 중심으로 실험성 강한 전위예술가들이 모이는 자유선언의 자리다.
올해는 일본 독일 미국 스웨덴 핀란드 호주 9개 단체와 국내 9개 단체가 참가, 흙을 다져만든 야외무대에서 춤과 음악·연극·행위예술로 만난다.
특히 일본 전위무용 부토(舞蹈)의 창시자인 세계 최고령 춤꾼 오노 가즈오(93)가 온다. 세번째 내한이자 마지막 해외공연이 될 이번 축제에서 그는 20세기를 떠나보내는 춤을 춘다.
암 투병 중인 그의 아들 요시토가 동행, 함께 부토를 공연한다. 부토는 「살아있는 시체의 춤」으로 불린다. 거기엔 2차대전 후 패전국 일본을 덮었던 죽음의 그림자가 생명의 역설로 나타난다.
핀란드 전위무용단 P.A.T.와 독일음악가 미하엘 베터의 목소리 퍼포먼스가 처음 소개된다. 국내에서는 홍씨의 웃는돌무용단을 비롯해 극단 목토의 이동연극, 이태건의 마임, 김대환의 타악, 색소폰연주자 강태환의 프리재즈 등이 합류한다. 축제는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며 관객은 구경만 하는 게 아니고 워크숍에 참가할 수도 있다. (02)782_2790
4일 서울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제6회 민족춤제전은 「정보통신, 세기말 실크로드」를 주제로 나흘간 옴니버스 무대를 펼친다. 공연은 과거 동서양 교류의 통로가 됐던 실크로드를 따라 간다.
인간과 인간을 잇는 말의 탄생(4일)부터 실크로드를 따라 오간 정보통신의 역사(5·6일), 오늘날 컴퓨터가 열어가는 사이버 실크로드(7일)까지 차례로 짚어간다. 한국춤 현대춤을 가리지않고 20여 단체가 참여한다.
이혜경 이윤경 홍신자 김승근(현대무용), 정혜진 오은희 김현미(한국무용) 등의 춤꾼 뿐만 아니라 굿·퍼포먼스·길거리 힙합댄스팀까지 무대에 올라간다. 매일 오후 7시30분. (02)362_6208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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