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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옷 로비] 제기된 의혹 진위여부 중간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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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옷 로비] 제기된 의혹 진위여부 중간점검

입력
1999.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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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로 「고가옷 로비의혹」사건의 전말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복잡하게 얽힌 의혹과 당사자들의 엇갈린 진술이 하나씩 풀려나가면서 관련자 사이에 벌어진 「진실 게임」의 승부도 점차 확연해질 전망이다. 새로 드러난 사실을 중심으로 관련자들에게 제기된 의혹의 진위여부를 짚어본다.◆강인덕전통일부 장관 부인 배정숙씨

최순영신동아그룹회장 부인 이형자씨에게 장관부인들의 옷값 2,400만원의 대납을 요구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 지금까지 『횃불선교센터에서 직접 만난 배씨가 옷값 대납을 요구했다』는 이씨의 주장에 대해 배씨는 『만난 적은 있으나 옷값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그러나 배씨가 옷값 대납을 요구한 정황증거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회장이 『부인 이씨가 장관들의 옷값 대납 문제를 상의했다』고 진술한 점이나 배씨가 장관급 부인들의 자선모임인 「낮은 울타리」에 최회장의 안사돈인 조복희씨를 가입시켜 당시 김태정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씨에게 연결시켜주려 했던 대목이 이같은 정황중의 하나. 이외에도 검찰은 라 스포사 종업원으로부터 『배씨가 「검찰총장 부인과 갈테니 고급 옷들을 준비해 놓으라」라고 연락해왔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같은 여러 정황을 감안할 때 배씨가 연씨를 내세워 자신이 구입한 옷값도 이씨에게 떠넘겼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라 스포사 사장 정일순씨

배씨와 마찬가지로 이씨에게 장관들의 옷값 대납을 요구했는지 여부가 가려져야 한다. 정씨는 줄곧 『이씨에게 옷값 문제는 꺼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배씨의 진술과 일치되는 부분이지만 정씨가 배씨와 서로 입을 맞췄을 가능성이 높다.

연씨가 라 스포사에서 코트를 입어본뒤 『비싸다』며 『사지 않겠다』고 했음에도 이를 실어보낸 것은 「순수한 판촉차원」임을 배제할 수 없으나 옷값 대납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은 정황으로 받아들여지는 대목. 배씨와 정씨가 사전에 「공모」, 연씨에게 옷을 실어 보낸 뒤 돈은 최회장의 부인 이씨에게서 받기로 계획을 세웠을 가능성이 있다. 정씨로서는 옷값만 받아내면 되기 때문에 배씨의 계획에 선뜻 응해줬을 수 있다. 검찰 수사관계자도 『배씨와 정씨의 진술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나타나고 있다』며 배씨와 정씨 주장이 사실과 다름을 암시했다.

◆최순영회장 부인 이형자씨

최회장의 구명을 위해 이씨가 배씨에게 로비를 했는지 여부도 해명되어야 한다. 이씨는 『최회장의 구속을 막기 위해 로비를 펼친 것이 아니라 장관급 부인들이 먼저 옷값 대납을 요구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씨가 검찰총장 부인 등의 옷값 대납 문제를 최회장과 상의하고 최회장이 옷값 지불을 허락한 정황은 최소한 최회장 부부에게 로비 의사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씨가 최회장의 구명을 위해 연씨와 가까운 배씨에게 부탁을 했고 배씨가 이를 행동으로 옮기다 미수에 그쳤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씨의 안사돈 조씨와 막역한 관계에 있던 배씨가 스스로 최회장의 신병처리 문제를 알아봐주기 위해 나서고 그 대가로 옷값 지불 등을 이씨에게 떠넘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씨의 로비의혹여부를 풀기 위해서는 배씨가 최씨의 안사돈인 조씨를 「낮은 울림터」에 회원으로 추천하게 된 경위가 밝혀져야 한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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