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 스피스 주한 대사(51)는 뜻밖에도 백인이다. 하얀 피부, 파란 눈에다 영국신사의 풍모가 풍기는 스피스 대사는 그러나 한국과 아프리카간 가교역할을 자임하고 있다.그는 매달 한두차례씩 주한 아프리카 대사들을 한남동 관저로 초청, 한국·아프리카 관계, 한국 및 동북아 정세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주한 아프리카 대사들은 특히 63년 아프리카단결기구(OAU) 창설을 기념, 「아프리카 날」로 명명된 지난 달 25일 대륙적 차원에서 한국과의 외교적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스피스 대사는 『남아공을 비롯한 아프리카는 정치·경제적으로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며 『한국이 아프리카의 긍정적인 징후를 간파해 대륙간 관계를 다시한번 조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들어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아름다운 퇴임(16일)을 앞두고 그의 사상과 업적을 홍보하는 데 바쁘다. 만델라는 6월2일의 총선에 이어 구성된 새의회에서 선출된 후임 대통령에게 자리를 물러주고 야인으로 돌아간다.
스피스 대사는 『만델라 대통령이 아프리카민족회의(ANC)에서 후임자로 지목한 타보 음베키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할 게 확실하다』고 전했다. 그는 『만델라 대통령의 이임식과 새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참석, 남아공의 두번째 기적을 축하할 것』이라면서 『한국에서는 김종필 총리가 방문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스피스 대사는 남아프리카 최대의 크루거국립공원이 있는 음푸말랑가에서 태어나 포체스트롬대에서 법률을 전공한 뒤 판·검사를 지냈다. 80년 외무부를 자원, 포르투갈 브라질 등에서 근무했으며 97년 3월 한국 부임 직전에는 본국에서 외교관들의 훈련을 책임지는 외교훈련원 원장을 역임했다.
『「정치 기적의 나라」 남아공과 「경제 기적의 나라」 한국은 상호 보완적 관계』라고 확신하는 스피스 대사는 『한국 기업들이 남아공을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로 이용해 줄 것』을 거듭 부탁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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