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옷」 로비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김인호·金仁鎬부장검사)는 30일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裵貞淑·62)씨가 지난해 11~12월 최순영(崔淳永)신동아그룹회장 사건로비를 위해 당시 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 부인 연정희(延貞姬·50)씨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한 정황증거를 확보, 배씨의 역할을 집중 조사중이다.검찰은 지난해 11월말 배씨가 자신과 연씨가 회원으로 있는 기독교 자선단체 「낮은 울타리」에 최회장의 안사돈 조복희(趙福姬·52)씨를 가입시키려다 『최회장 사건과 관련해 오해받을 수 있다』는 연씨의 반대로 무산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연씨와 배씨, 조씨가 최순영회장 사건에 대해 통상적인 수준의 대화를 나눴으나, 배씨와 조씨가 최회장이 구속될 것으로 판단해 모종의 로비의 필요성에 공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배씨가 연씨와 함께 라 스포사 등 3~4곳의 고급 옷가게를 찾아가 연씨에게 수차례 『옷을 사주겠다』고 제의하는 등 연씨에게 특정 의도를 갖고 접근한 흔적이 많다고 판단, 최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55)씨에게서 로비를 받았는지 등을 집중 조사중이다.
배씨는 그러나 검찰조사에서 『이씨에게 로비를 권유하거나 장관부인들의 옷값 대납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며 종전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씨는 『지난해 12월 배씨한테서 장관 부인들이 2,400만원어치의 옷을 샀는데, 옷값을 대납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남편 최순영회장의 허락을 받아 지불키로 했으나 추가 요구가 들어와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날 배씨와 이씨, 조씨 등 관련자들을 상대로 대질신문을 했으나 청와대측 조사와 큰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라 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55)씨와 앙드레 김, 페라가모 영업실장 박모씨 등을 불러 연씨 등 장관부인들의 옷 구입 경위를 조사했다.
연씨는 1월초 라 스포사에서 받은 호피무늬 반코트를 입은 사실이 목격됐다는 의혹과 관련, 『신정연휴가 끝난 1월4일 기도원 갔다 오는 길에 돌려주려고 왼쪽 팔에 걸치고 자동차까지 들고 나가는 것을 함께 기도원에 간 모 장관 부인이 보고 오해한 것같다』고 진술했다.
연씨는 또 라 스포사에서 옷값으로 지불한 상품권은 지난해 추석때 손위 동서한테서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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