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대한생명 인수전에 본격 참여를 선언했다.김승연(金昇淵) 한화그룹회장은 30일 용인 한화콘도에서 열린 전경련 기자단 세미나에서 『생명보험업에 관심이 있어 외국 업체와 합작키로 약속한 바 있다』며 대한생명 인수 입찰에 참여할 뜻을 분명히 했다. 한화는 이같은 의사를 금융감독위원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한생명 인수전은 이미 인수의사를 밝힌 LG그룹과 한화, 영국의 리젠트 퍼시픽그룹 및 미국의 파나콤사간 4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정부 고위관계자도 『한화가 외국계 생보사에 대한생명 지분 51%와 경영권을 넘겨주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대한생명 인수를 본격 추진 중』이라고 확인했다.
김회장은 이와 함께 현재 21개사인 계열사 수를 내년 초까지 6~7개로 줄여 금융 레저 화학을 주력업종으로 육성하고, 올해 말과 내년 말까지 계열사 평균부채비율을 각각 174%와 133%까지 낮추겠다고 밝혔다.
김회장은 이날 『마취도 하지 않은 채 갈비를 드러내고 폐를 잘라낸 고통이었다』며 구조조정의 어려움을 토로해 눈길을 끌었다.
_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심정은.
『일년 사이에 체중이 6~8㎏줄었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생각해 볼 수 있는 구조조정방안은 모두 동원했다. 일치단결해 여러 가지 방안을 시도한 것이 성공요인이다. 구조조정의 마술사라는 평가도 있지만 아직은 이 말에 현혹될 때가 아니라고 본다』
_대한생명을 인수할 자신이 있는가.
『구체적인 사항을 밝힐 수 없는 점을 이해해달라. 보험업에 대해서는 몇년 전부터 외국업체와 공동진출하자고 약속한 바 있다. 이를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
_인력을 25%(6,200명)나 줄이면서도 큰 잡음없이 구조조정을 해 낸 비결은.
『78년, 20대 어린 나이에 회장을 맡다보니 여러면에서 오해를 많이 받았다. 회장 취임 후 먼저 사무직 임금인상률이 생산직보다 높은 점을 이해할 수 없어 이것부터 고쳤다. 노조의 합리적인 요구는 적극 수용했다. 임직원들의 신뢰가 큰 힘이 돼 노사분규 없이 구조조정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_21세기 주력업종을 화학 레저 금융으로 잡고 있는데 너무 많지 않은가.
『석유화학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그룹의 생존을 위해 한 곳에만 매달릴 수는 없지 않은가』
/김동영기자 dy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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