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이 서방선진 7개국(G7)과 러시아 등 G8이 제안한 코소보 평화안을 전격 수용함으로써 코소보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밀로셰비치 대통령의 평화안 수용 발표가 나오자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29일 『정치적인 해결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두 정상은 유고측의 평화안 수용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키 위한 G8 회담을 앞당겨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도 독일과 프랑스 정상의 이같은 요구를 지지한다고 말해 일단 유고측의 평화안 수용에 대한 환영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유고측의 평화안 수용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드러나야 한다며 공습강화 입장을 고수했다. 또 지상군 조기파병 등을 주장하며 가장 강경한 노선을 견지해온 영국은 아직 분명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어 3개월째로 접어든 나토의 유고공습 지속 여부를 둘러싼 동맹국간의 의견대립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28일 러시아의 빅토르 체르노미르딘특사와 9시간에 걸친 회담을 가진 뒤 발표한 성명에서 『코소보 난민의 무사귀환 등 G8의 일반원칙들을 수용하며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 채택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유고측이 G8의 평화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성명에서는 최대 쟁점인 외국군대의 코소보 주둔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은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유엔의 감독을 받는 국제군을 코소보에 배치하는 방안을 수락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제안한 이 방안은 코소보해방군(KLA)의 유고 진입을 막기위해 미국 등 유고 공습에 참가한 나토 회원국 군대를 알바니아와 마케도니아에 주둔시키고 코소보 국경지대에는 공습에 가담하지 않은 나토 회원국 군대를 배치하며 코소보에는 러시아 등 중립국 군대가 주둔하는 것이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이 방안은 일단 나토가 요구하고 있는 유고군의 코소보 철수를 전제로 하고 있는데다 국제군의 배치를 유엔 안보리가 주도토록 해 나토와 유고 양측 모두 수용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그러나 이같은 보도를 확인할 수 없다며 일축하고 이번주중 F15기 36대와 F16기 12대, 공중급유기 20대 등 68대의 항공기를 유럽에 추가배치키로 하는 등 공습을 더욱 강화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고 공습 68일째인 30일 나토는 노비사드와 베오그라드 등의 발전소에 집중 폭격을 가해 세르비아 대부분 지역의 전력공급이 끊겼다고 유고 언론들이 전했다.
/박정태기자 jt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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