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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면담 왜 불발됐나] 북, 호응으로 비칠까 우려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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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면담 왜 불발됐나] 북, 호응으로 비칠까 우려한듯

입력
1999.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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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윌리엄 페리 미국 대북정책조정관과 김정일(金正日)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방위원장간의 면담을 불발시킨 데에는 포괄적 접근에 대한 북측의 여러 고민이 녹아있다.전문가들은 일단 포괄적 접근에 대한 호응으로 해석될 수 있는 면담성사를 북측이 기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면담성사시 남한과 미국의 언론들이 이를 북한의 호응으로 등식화할 것이고, 나중에 발을 빼기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북측 우려가 작용했다는 것. 북한의 우려는 포괄적 접근에 대한 북한의 향후 보폭을 잴 수 있는 중요한 잣대이기도 하다.

북한은 또 중국변수를 고려, 면담을 꺼렸다는 풀이도 나온다. 면담시 언급될 한·미·일 3국의 정책에 북한이 호응하는 모양새는 자칫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우리의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한·미·일 3국 공동보조에는 경계의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북한은 또 6월 3일께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중국에 보낼 예정이어서 한·미·일 3국을 상대하기에 앞서 맹방인 중국과의 관계다지기가 더욱 절실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북한은 페리조정관 방북목적이 협상이 아닌 의견청취라는 점도 십분 감안한 것 같다. 페리일행의 보따리에는 북한이 당장 챙길 「현찰」이 없다. 페리조정관은 대북경제 제재해제 등 향후 「현금화」할 수 있는 「어음」만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외에 94년7월 김일성(金日成)주석사망후 13차례에 불과한 외부접촉 횟수에서 알 수 있듯 외부인사 접촉을 기피하는 김정일의 스타일도 면담불발에 한몫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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