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바람이 분다. 첨단을 추구하고 튀는 개성을 강조하는 흐름에 밀려 패션의 주류에서 한동안 비껴서 있던 원피스가 다시 여름을 앞둔 거리를 장식하고 있다. 목과 소매에 오글오글 고무줄 주름을 잡은 귀여운 소녀형, 아무 장식이 없는 미니멀한 스타일…. 왜 인기일까. 세기초를 앞둔 로맨틱 무드의 반영인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방송극에서 심은하등 탤런트의 스커트 차림이 매력적이었던 덕도 있다.올해 원피스 바람의 가장 큰 특징은 몸을 조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르는 실루엣의 롱원피스가 많다는 것. 『주름이 풍성하고 넉넉해 배가 나왔거나 다리가 굵은 몸매를 보완할 수 있다. 그래서 인지 20대부터 50대까지 두루 찾는다』고 현대백화점 아나카프리의 관계자는 말한다. 색깔은 흰색이 강세. 블루 아이스블루 회색등도 많이 눈에 띈다.
유행하는 스타일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봄부터 인기를 끈 샤 스커트. 치마 속에 망사를 넣어 단 밑으로 살짝 내보이는 샤 스커트는 전형적인 「공주풍」. 『이런 옷을 쑥스럽게 어떻게 입나』하면서도 의외로 미시족에까지 반응이 좋다. 베스띠벨리는 샤를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는 탈부착형을 내놓아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샤스커트는 아랫도리가 풍성하므로 코사지같은 장식은 피하는 게 좋다. 발등으로 끈이 덮이는 「공주 구두」와 잘 어울린다.
목둘레를 크게 파고 허리선을 가슴밑까지 높인 「엠파이어 스타일」도 인기다. 「엠파이어 스타일」이란 19세기 초 나폴레옹 제정시대에 풍미한 유형이라고 붙은 이름. 가슴밑에서 끈을 둘러 묶거나 자연스럽게 주름만 잡는 등 하이 웨이스트의 변형이 다양하다. 목과 소매를 고무줄 처리한 것은 전형적인 소녀풍. 늘어지는 목걸이는 피하고 목둘레에 맞는 목걸이나 귀여운 헤어밴드등이 어울린다.
장식이 없는 미니멀한 H라인은 유행을 타지 않는다. 발목까지 오는 롱원피스는 20대 후반~30대에 세련되게 어울린다. 어깨쯤 코사지를 달아 포인트를 준다. 신발은 뒤가 없어 슬리퍼같은 뮬이 요즘 유행. 구겨진듯 쭈글쭈글한 크리즈소재에 핸드 페인팅을 한 독특한 원피스도 눈에 띈다. 크리즈소재는 손질이 간편해 실용적이다.
소매 없는 원피스는 요즘 카디건을 덧입다가 한여름에 원피스만 입을 수 있다. 여기에 멋있는 모자 하나면 휴양지 코디도 준비가 끝난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