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이 28일 발표한 공동성명의 메시지는 「건설적이고 상호 보완적인 동반자관계 강화」이다. 「상호 보완」은 통상 의례적이고 막연한 수사(修辭)이지만, 이번 성명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주고받는 실천적인 합의로 평가되고 있다.우선 한반도 문제에서 러시아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공고히 할 김대중정부의 정책에 지지를 표명한다」는 문구를 수용, 한국의 포용정책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김대통령은 포용정책에 대한 미국 일본 중국의 지지를 얻은데 이어 러시아의 협조까지 확보, 4강 외교를 마무리했다. 그대신 한국은『남북한과 러시아 중국 미국 일본이 참가하는 다자안보협력대화 구축을 위한 제안을 환영한다』며 한반도에서의 러시아 역할을 인정했다.
양국은 유고사태의 조속한 정치적 해결도 성명에 포함시켰다. 이는 냉전체제 붕괴 이후 세계질서가 미국 주도로 이루어지는 데 대해 불만을 가져왔고 구체적으로 나토의 유고사태 공습을 보면서 무력감을 느끼고 있는 러시아의 입장을 살려준 것이다. 이에 비해 「미사일개발과 수출을 포함, 국가미사일 계획이 역내 안정과 국제비확산체제를 저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합의는 우리 입장을 강화한 내용이다. 이 합의의 실질적 의미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수출이 남북관계, 한반도, 나아가 국제사회에 불안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억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분야에서도 나홋카 한국공단, 한국과 극동·시베리아의 경제협력증진 등 상호보완성의 강화는 두드러진다. 양국은 아울러 94년 이후 정상교류가 없어 점차 소원해지던 양국관계를 복원하는 효과도 거뒀다. 우리로서는 최근 몇년 사이에 겪은 미국 일본 러시아와의 보이지않는 갈등을 방러 등 4강외교로 원상회복했다고 평할 수 있다. /모스크바=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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