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덕(康仁德)전 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裵貞淑)씨가 『최순영(崔淳永)신동아회장이 구속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며 최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 측에게 「대비」를 권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올해 초 고가 옷 로비의혹을 조사했던 경찰청 조사과(일명 청와대 사직동팀)의 최광식(崔光植)과장은 28일 진상조사차 경찰청을 방문한 한나라당의 「장관부인 호화의상 뇌물사건 진상조사특위」(위원장 이규택·李揆澤)소속 의원들에게 『배씨가 경찰조사과정에서 진술한 내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배씨의 진술내용은 실제로 이씨에게 「로비」를 권유한 사실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최과장에 따르면 경찰조사에서 배씨는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당시 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에게 『이형자씨의 안사돈과 가까운 사이인데 걱정』이라면서 최회장 사건에 대해 묻자, 연씨가 『구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배씨는 또 『이형자씨의 안사돈에게 이같은 말을 전하면서 「우산을 준비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배씨는 그러나 『우산을 준비하라는 말은 사법처리 단계에 왔으니 대비하라는 뜻이었지, 로비를 하라는 뜻은 아니었다』며 로비권유 사실을 부인하고 『「옷을 샀으니 대신 갚아라」는 식의 얘기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과장은 그러나 김장관의 부인 연씨는 『배씨에게 최회장이 구속될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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