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옷 로비의혹」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지검 특수2부는 이날 오후6시께 김인호(金仁鎬)부장검사 주재로 소속검사 7명 전원이 대책회의를 가진 뒤 밤늦게까지 남아 사무실 불을 환하게 밝힌 채 밤샘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신원이 노출될 것을 우려,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 부인 연정희(延貞姬)씨 등 사건 관련자들을 이날 자정께 비밀리에 소환, 조사를 벌였다. 수사팀은 또 사무실 전화를 일절 받지 않는 등 외부와의 접촉을 전면 차단한 채 상당히 강도높게 수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수사 사령탑격인 김규섭(金圭燮)서울지검 3차장도 이날 저녁 늦게까지 남아 수사 진행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으며 수사팀을 독려했다. 그러나 김차장 검사 는 평소와는 달리 조사시간및 장소, 진술내용 등에 대해 출입기자들에게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아 사안의 중요성과 함께 검찰 수사의 어려움을 내비쳤다.
한편 이번 사건의 수사팀장이 사시24회로 광주 출신인 이재원(李載沅·41) 부부장검사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최순영(崔淳永)회장의 외화밀반출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박상길·朴相吉부장검사)도 이번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최회장의 변호인단을 통해 사건의 발단과 경위 등을 은밀하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이 과정에서 최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로부터 『내가 각 언론사에 A4 용지 4쪽분량의 폭로문건을 배포하지 않았다. 일부 언론이 잘못된 내용을 보도하는 바람에 당시 상황을 설명하다 이런 사태가 빚어졌다』는 해명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번 사건은 결국 연씨와 이씨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했던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裵貞淑)씨가 당시 어떤 역할을 했는 지가 중요한 관건』이라며 『그러나 배씨가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만큼 수사팀이 어떤 식으로든 배씨의 입을 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씨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김양일(金洋一)변호사는 김장관과는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장관과 김변호사는 모두 41년생으로 김장관이 사시 4회로 합격, 줄곧 검찰에 있었던 반면 김변호사는 사시8회로 합격한 뒤 검찰에 몸을 담았다가 80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두 사람은 78년 법무부에서 각각 인권과와 송무2과 검사로 함께 근무한 적도 있다.
김변호사는 『28일 오전 10시께 연씨가 직접 전화를 걸어 사건수임을 부탁했다』며 『김장관도 낮12시께 「어려운 사건을 맡겨 미안하다」며 「잘 부탁한다」는 전화를 걸어왔다』고 밝혔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