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빌게이츠」 이찬진(李燦振)사장이 「제2의 이찬진 신화창조」를 선언하고 나섰다. 10년 가까이 몸담았던 한글과 컴퓨터를 떠나 인터넷 포털서비스와 범용 운영체제인 리눅스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새로운 회사를 창업키로 한 것.89년 4월 대학생 신분으로 「아래아 한글」을 들고 혜성처럼 나타난 그는 줄곧 「컴세대」인 젊은층의 우상으로 군림해왔다. 아래아 한글은 국내 시장점유율이 늘 70%를 상회했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제국을 일군 마이크로소프트사조차도 한국의 워드프로 시장만큼은 한컴을 따라잡지 못했다.
그러나 무리하게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정치권에 입문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사장은 아래아 한글 개발 포기를 전제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자금을 도입키로 결정, 「한글을 팔아먹은 장본인」으로 지탄을 받기도 했다. 그는 아래아 한글을 살려야 한다는 온 국민의 열망으로 100억원이 긴급 수혈되자 경영권을 넘기고 기술개발을 총괄하는 기술개발대표(CTO)역할만 수행해왔다.
10년여간 한컴에 몸담으면서 온갖 영욕을 다 겪은 이사장이 「이찬진 시대는 갔다」는 세간의 평을 뒤로한 채 과연 또 다른 신화창조를 해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