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에 미국으로 입양된 「아메레시안」(미군병사와 한국여인 사이의 혼혈아)이 인터넷을 통해 23년만에 한국의 어머니와 상봉하게 됐다.주인공은 미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크리스 정(34·한국명 정병석)씨. 주한미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간 아버지와 생이별 한 후 홀어머니와 생활하다 11세 때인 76년 미국으로 입양, 지금은 결혼해 어엿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정씨는 한국의 고향 동두천에 어머니가 살아 계실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를 걸고 지난 4월 인터넷을 통해 동두천시청의 문을 두드렸다.
마침 그는 동두천시청 문화공보실 유세영(39)씨의 E-메일 주소를 발견하고 『어머니를 찾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도움을 요청했고, 유씨는 정씨의 딱한 사연을 동두천시청 전직원에게 전하는 한편 정씨 어머니 찾기에 나섰다.
다행히 공보계 윤영순(여·행정7급)씨가 상패동사무소에 근무할 당시 어렴풋이 알고 있던 크리스 정의 영어 이름과 비슷한 생활보호대상자를 기억해 내, 확인작업에 나섰다.
정모(65)씨는 아들이 11세때 학교 소풍에서 함께 찍은 빛바랜 사진을 내보였고 이를 인터넷을 통해 받아든 정씨는 바로 그 소풍때 같은 옷을 입고 찍은 사진을 간직하고 있어 어머니임을 확인했다.
미국에서 음악가로 활동중인 정씨는 아직 한국국적을 버리지 않고 있으며 양자 2명을 입적해 키우고 있다. 정씨는 7월 아이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 어머니를 만날 예정이다.
/이연웅기자 yw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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