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장관이 대학총장을 겸직할 수 있을까.현직 대학총장으로 첫 교육부장관이 된 김덕중(金德中)장관이 아주대 총장 직위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아주대에서는 취임 다음날인 25일 김장관이 인사차 방문하자 『사직할 필요가 없다』며 이성락(李成落)의무부총장의 직무대행 체제를 권유했다. 김장관이 아주대 설립자인 김우중(金宇中)대우그룹회장의 실형(實兄)이어서 사실상의 학교 경영자인데다 올해가 연임 첫해인 만큼 장관직을 그만둔 후 곧바로 총장을 맡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아주대는 현행 교육공무원법의 「겸직금지」조항까지도 검토했다. 「각급 학교 감독청 재직자가 대학의 장 또는 부총장 등의 직위를 겸할 수 없다」고 돼 있으나 이는 국·공립대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사립학교는 무관하다는 해석을 내렸다. 장관은 정무직공무원이지 교육공무원이 아니라는 논리도 제시됐다.
하지만 교육부 관계자들의 견해는 다르다.
현행법에 사립학교의 겸직금지를 규정한 조항은 없지만 통상 국·공립에 준용해야 한다는 게 실무진의 판단이다. 또한 장관의 경우 교육공무원이 아닌 국가공무원이지만 일반적으로 같은 공무원의 범주에 들게 되므로 당연히 교육공무원법의 겸직금지 조항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단순한 법해석 문제보다도 다른 대학들이 교육부장관과 대학총장의 겸직에 대한 오해가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교육부 내부에서도 『사소한 문제가 교육개혁 추진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많다. 이같은 점을 우려한 실무진은 결국 김장관에게 사직을 건의하기로 했다.
김장관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 이충재기자 c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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