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몰래 카메라의 주인공으로 낙점된 트루먼의 「각성」 과정을 그린 「트루먼 쇼」. 극장 개봉에 이어 현재 비디오 대여순위 상위를 기록중.같은 부류의 영화가 또 나왔다. 이번엔 「에드 TV」(6월 5일 개봉). 31세의 비디오 대여점 직원 에드는 케이블 TV가 한 사람의 일상을 생중계하는 대상으로 뽑힌다. 그래서 아침에 자고 일어나 발기한 모습부터 형의 애인과 키스하고 사랑에 빠지는 장면까지 모두 전국에 공개된다.
그만 두고 싶어도 계약조건에 묶여 어쩔 수 없는 처지에 빠진 에드는 결국 미디어를 역이용한다. 영화 속의 비평가들은 「미국 저급 대중문화의 표상」이라고 혹평하지만, 대중들은 에드에 열광한다.
이 영화는 영화, 즉 대중매체가 주는 환상이 어떻게 평범한 사람에게 「권력」을 부여하는 지를 그리고 있다. 미디어의 자기 반성? 아니다. 스크린을 통해 비쳐지는 미디어의 현실은 미디어라는 소재를 이용한 또 하나의 드라마일 뿐이다.
언론이 만든 가짜 영웅의 소동을 그린 「리틀빅 히어로」로 대중미디어의 냄비근성을 드러냈고, 「플레이어」에서는 영화계 치부를 팔았던 할리우드는 이제 영화 미디어의 「자의식」을 포장해 팔고 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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