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한 명, 국회의원 두 명을 배출한 MBC 라디오 「여성시대」(월~일 오전 9시10분~11시10분). 도대체 어떤 프로그램이길래 진행자들이 장관으로 발탁되고 정계 입문에 성공하는가?이 프로그램 전신은 75년에 방송을 시작한 「임국희의 여성살롱」. 88년 「여성시대」라는 이름으로 바뀌고 나서 11·12대 국회의원을 지낸 봉두완 광운대 교수가 89년 10월부터 90년 10월까지 진행을 맡았다.
이후 노태우 전대통령 재임시절 수서비리사건을 비판, 봉교수가 마이크를 놓자 후임으로 변웅전씨가 기용됐다(91년 4월까지).
변씨와 다음 후임자인 정한용(92년 11월까지)씨는 96년 5월 15대 국회에 나란히 입성했다. 이어 90년 4월부터 9년여간 여성 진행자로 활약한 연극배우 손숙씨는 24일 환경부장관으로 임명됐다.
「여성시대」의 매력은 무엇보다 하루 200~300통씩 쏟아지는 감칠 맛 나는 청취자 사연을 듣는 감동과 재미. 이종환 최유라가 진행하는 MBC 「지금은 라디오시대」가 우스꽝스런 에피소드 중심이라면, 「여성시대」는 삶의 밑바닥에서 건져올린 진솔한 이야기들이 청취자 마음을 울린다.
사연을 읽던 진행자들이 목이 메는 경우도 허다하다. MBC 라디오가 1월 실시한 청취자 성향조사에서 「여성시대」는 「지금은 라디오시대」에 이어 청취율 2위를 차지했다.
연출자인 정찬형 PD는 『진솔한 사연들을 가슴으로 읽을 수 있는 인물들을 진행자로 발탁하다 보니 이들이 정치권 눈에 띈 것 같다』며 『진행자들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민초들의 고민과 생각을 많이 알고 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장관 입각 후 양희은(25일) 김미화(26, 27일)씨가 임시진행을 맡았고, 앞으로 김미화 정은아 김성녀씨 등이 6년여간 「여성시대」의 한 축을 지켜 온 전문 MC 김승현과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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