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제너레이션」 태풍이 여자테니스계를 강타하고 있다.2∼3년전만해도 여자테니스는 정확한 서브와 안정된 그라운드 스트로크에 예리한 판단력 등 감각적이고 기술적인 면이 뛰어난 선수들의 무대였다.
70년대말을 풍미했던 크리스 에버트(미국),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세계테니스를 양분했던 슈테피 그라프(독일)와 모니카 셀레스(미국), 90년대 중반부터 세계 1위 자리에 군림하고 있는 「알프스 소녀」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 등 지금까지 대다수 스타들이 이 부류에 속했다.
그러나 2년전부터 여자테니스에는 「기술」보다는 「힘」이 지배하는 쪽으로 서서히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흑진주」 윌리엄스 자매. 이 둘은 지난해초부터 힝기스 등 기존의 스타들을 하나둘씩 쓰러트리며 파워 제너레이션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언니 비너스는 올해 최다인 4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5위에 랭크, 1위 힝기스를 밀어낼 기세다. 동생 세레나도 올해초부터 갑자기 두각을 나타내며 언니에 이어 세계 10위에 랭크되는 놀라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호주오픈 준우승자인 아멜리 모레스모(프랑스)도 이런 흐름의 한가운데 서 있다. 모레스모는 웬만한 남자를 능가하는 근육질의 소유자. 힘에서는 누구에게 지지 않는다는 린제이 데이븐포트(미국) 조차도 그와 경기한 뒤 「나는 남자와 테니스를 했다」고 할 정도로 놀라운 파워테니스를 구사한다.
더구나 그는 올해초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공개, 테니스계를 놀라게 했다. 지금까지 동성애자 사실을 밝힌 여자선수는 80년대 중반까지 세계테니스를 주름 잡았던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에 이어 모레스모가 두번째다.
더구나 이들은 모두 1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여서 앞으로 세계여자테니스는 이들 「파워 제너레이션」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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