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들에게 정말로 다가가거나 동기를 부여해 주는 프로그램은 아닌 것 같다. 제작진이 어린이들에게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프로라는 인상이 강하다』EBS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 24~27일 「어린이 프로그램 제작 워크숍」을 가진 독일의 어린이프로 전문 PD 한네로네 스미로프씨가 우리 방송사 유아 프로그램을 보고 내린 진단이다.
방송진흥원 박웅진 연구원도 최근 발표한 「방송 3사 유아 프로그램 분석」에서 유아·어린이 프로그램 편성비율은 10.7%로 선진국 수준과 비슷하나 내용이 매우 단순해 다양한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전인교육 효과가 높은 KBS 「TV유치원 하나 둘 셋」 과 MBC 「뽀뽀뽀」는 주제와 관련된 문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다소 작위적이며 문제나 갈등이 해결되는 부분에서는 개연성이 크게 떨어졌다. 또 SBS 「내친구 바나 바나」는 코너간의 논리적 연결이 부족하고 단순히 나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내용과 오락적 장치도 부족했다. KBS 「혼자서도 잘해요」는 사회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결론 부분에서 『…하지 마라』 식의 정형화한 결론으로 끝이 나 주입식 교육을 지양한다는 당초 기획 의도에서 벗어나고 있다.
예산이 자체 제작보다 훨씬 적게 든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수입되는 외국 유아프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스미로프 PD는 『양질의 외국 프로를 방영하는 것은 좋으나 반드시 자국의 문화와 정서에 맞는 자체제작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KBS 「꼬꼬마 텔레토비」, SBS 「내친구 바나바나」, MBC 「안녕 노디」 등이 외국에서 수입, 방영한 프로.
스미로프 PD는 『율동과 춤으로 구성된 코너가 너무 많다』며 『어린이들에게 동질감을 줄 수 있는 다큐멘터리나 드라마 등을 3~5분 정도의 코너로 꾸며 배치하는 것이 다양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좋은 유아 프로그램은 뛰어난 PD나 작가에 달려있으므로 이들의 양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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