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문래초등학교 5학년 담임교사인 김모(31·여)씨는 얼마 전 아이들 장난감 때문에 놀란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뛴다고 한다. 수업 중에 갖고 노는 플라스틱통을 열어보는 순간 사람 눈알과 똑같이 생긴 형체가 나왔던 것이다. 물컹한 젤도 기분 나빴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눈동자는 섬뜩했다. 이 장난감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플로버」시리즈 중 하나. 젤 안에는 눈알 뿐만 아니라 거미 뱀 곤충 등 온갖 흉칙한 모형이 들어있으며 만지고 나면 화학약품 냄새도 진동한다.최근 초등학생들의 장난감들은 어른들이 보기에 끔찍하고 징그러운 것들이 많다. 벽에 던지면 달라붙어 거미처럼 기어내려오는 「찐득이」, 벌레와 오물을 본뜬 혐오물 모형은 오히려 애교스러울 정도이다. 간혹 장난기가 심한 아이들은 「플로버」를 여학생들의 옷 속에 넣기도 하고 빨간색 젤을 떼어내 피부에 붙여 피가나는 것처럼 장난을 하기도 한다. 한창 유행할 때는 60% 이상이 플로버를 가지고 다녔다고 한다.
얼마전에는 여자 누드가 보이는 장난감「레이저광선」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장난감은 작은 필름을 끼우면 빨간 광선이 비치면서 옷을 벗은 여자가 나타나는 것으로 버젓이 문방구에서 팔렸다.
이러한 장난감은 대부분 4~5년 사이 들어오기 시작한 싸구려 중국산 제품들로 조잡하고 성분도 적혀있지 않아 부작용이 우려되기도 한다. 김교사는 『요즘 아이들 장난감과 놀이는 예전에 비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이 많아 수업진행에도 지장이 된다』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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