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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옷 로비설] 강전장관부인.라스포사사장이 해결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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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옷 로비설] 강전장관부인.라스포사사장이 해결 열쇠

입력
1999.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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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영(崔淳永·61)신동아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54)씨의 고가옷 로비의혹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지만 사건의 핵심 연결고리인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64)씨와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54)씨가 입을 다물거나 종적을 감춰 의혹은 식지않고 있다.고가옷 로비의혹 사건 관련자들의 역할

이씨가 26일 배포한 구술서에 따르면 김태정(金泰政)전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씨에 대한 로비의 중간다리는 배정숙씨로 돼있다. 배씨가 『검찰총장 부인과 함께 2,400만원대 의류를 앙드레김 등에서 구입했다』고 귀띔을 하면서 자신에게 옷값 지불을 간접적으로 요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배씨는 조사도중 각혈을 하는등 신병을 호소해 연정희씨나 이씨가 요구한 3자대면이 무산됐다. 문제의 고가옷을 판 라스포사는 로비의 무대로 볼 수 있다. 구술서에 따르면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씨는 지난해 12월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김총장 부인이 내일 오면 밍크 코트 3벌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라스포사가 상류층 부인들의 로비무대로 애용됐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배정숙씨는 구술서 내용에 대해 『앙드레김 등에서 수천만원 상당의 옷을 구입한 것은 물론 이씨에게 옷값을 지불해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펄쩍 뛰었다.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씨도 『구술서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입을 열지 못하는 속사정은 무엇인가

하지만 어쨌든 이씨와 연씨의 진술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만큼 사건열쇠는 배씨와 정씨로 좁혀진다. 하지만 배씨는 26일에 이어 27일에도 지병을 이유로 병원에 간다며 외출한채 하루종일 외부인의 접근을 피했다. 주변에 따르면 배씨는 폐의 절반을 잘라낼 정도의 중병을 앓고 있으며 산소호흡기 신세를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배씨가 청와대에서 이미 내사종결한 사건인데다 권력의 핵심실세인 전검찰총장의 부인이 관련됐다는 점에서 아예 입을 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정일순씨가 종적을 감춘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남편 정환상(鄭煥常)씨는 정씨가 25일 일본으로 출국했다고 밝혔지만 본보 취재진 확인결과 정씨는 24~27일 사이에는 출국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이 수그러들때까지 아예 몸을 피한 것이다.

결국 사건해결의 열쇠는 이들이 입을 여는 것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내사과정에서도 대질심문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정확한 진술을 확보하는 것이 의혹을 푸는 첫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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