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부인 고가의류로비」 파문은 당사자들의 해명이 잇따르고 있으나 의혹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특히 장관부인들이 실제로 2,400만원어치의 옷을 외상으로 샀는지와 청와대 사정팀의 내사를 촉발시켰던 밍크코트 쇼핑여부는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시급히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2,400만원 어치 외상쇼핑 최순영(崔淳永) 신동아그룹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가 옷값 대납 강요를 받았다고 주장한 것은 총 3건. 그중 2건은 「몇천만원」, 「액수는 정확히 모르나 상당한」 금액이라고만 돼 있다. 하지만 강인덕(康仁德) 전 통일장관 부인과 김태정(金泰政) 전 검찰총장 부인이 앙드레 김과 페라가모에서 지난해 12월 구입했다는 의류는 2,400만원으로 「특정」돼 있다.
이씨는 구술서에서 이 2,400만원에 대해 『라스포사 정사장이 옷값 변제를 독촉하다 얼마 뒤 전화를 다시 걸어 「검찰총장 부인이 앙드레 김과 페라가모에서 옷값을 다 지불했다」고 알려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태리 토털패션 브랜드인 「살바토레 페라가모」측은 회사 방침상 외상이나 할부판매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페라가모 영업부 관계자는 27일 『서울과 부산등 전국 10개 매장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말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대의 외상판매를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앙드레김도 『총장 부인이 강 전통일장관부인과 함께 와서 옷 2벌을 120만원에 사갔을 뿐』이라고 밝혔다.
●밍크코트의 진실은 밍크코트를 둘러싼 진술과 주장은 워낙 제각각이다. 청와대 사정관계자는 26일 『이씨가 라스포사에서 3,000만원짜리 밍크코트 1벌을 산 뒤 집에 보관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액수와 개수가 분명히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씨는 『라스포사에서 여동생과 밍크코트 2벌을 구입해 입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포사 정환상(鄭煥常)회장은 이를 모두 부인한다. 정씨는 『라스포사에서는 밍크 의류를 팔지 않는다』며 『계열사인 클라라윤에서 취급하는 밍크코트도 350만원에서 최고 1,200만원으로, 평균 70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의류업계 관계자들은 『만약 3,000만원짜리 밍크코트가 있다면 수입모피이거나 J사의 극소량 제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수사당국이 페라가모와 앙드레김 매장의 영업장부등을 확보해 2,400만원 어치 외상 쇼핑의 진위여부 등을 속시원히 밝혀주지 않는 한 이 부분은 미궁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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