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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의혹 키운 사직동팀 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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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의혹 키운 사직동팀 내사

입력
1999.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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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옷 로비의혹이 갈수록 증폭되면서 사태가 심상찮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야당은 국정조사권 발동과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고, 시민단체들은 최순영회장의 구속지연 배경등 또다른 의혹을 제기하며 청와대의 내사결과 공개와 검찰의 전면적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다.이런 판국에 최순영회장 부인 이형자씨는 26일 또다시 『장관급 부인들이 수천만원어치의 옷을 사고 그 대금 지급을 요구했다』는 내용의 「구술서」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연루된 장관 부인들과 사정당국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으나, 국민정서가 이를 좀처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옷 로비의혹은 그 진위여부를 떠나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열쇠는 애초부터 간단했다. 장관 부인이 실제로 옷값 대납을 요구했는지 여부와, 자동차 트렁크 속에 넣어져 전달된 밍크코트가 누구의 의사에 의한 것인지를 가려낸다면 문제는 쉽게 풀릴 수 있었다.

그런데 청와대 사직동팀의 이에대한 조사는 소홀했으며, 객관성은 처음부터 담보되지 않았다. 의혹을 캐기보다 의혹을 덮으려 한 내사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만도 하다. 예를들어, 상반된 주장을 펴는 이씨와 장관급 부인들을 「강도 높게 조사했다」면서 한번도 대질을 하지 않았다. 대질신문은 조사의 기본이다.

이 사건을 놓고 정부가 공연스레 속앓이를 할 필요는 없다. 시민단체의 요구처럼 청와대의 내사결과를 그대로 공개하고, 검찰로 하여금 전면수사를 하도록 해 하루빨리 진상이 밝혀지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한편 장관부인들이 봉사모임에 일복 차림으로 모여앉아 뜨개질하면서, 뒤로는 끼리끼리 몰려 다니며 강남의 고급 옷가게에서 쇼핑이나 하는 것은 절대 바른 일이 못된다. 그런 봉사 모임은 안 갖는 것이 낫다. 고위 공직자 부인들의 모임은 재검토돼야 한다.

차제에 청와대 사직동팀 운영에 대한 검토도 있어야 한다. 진실을 밝히기에는 소홀하면서, 권력의 냄새만 짙게 풍기는 이런 수사팀은 없는 편이 낫다.

사정기관은 투명해야 하며, 그래야 국민이 그 사정결과에 납득한다. 사직동팀은 과거 정권 아래 김대중대통령 비자금을 수사해 가뜩이나 물의를 빚었던 팀이다. 청와대는 사직동팀이 꼭 필요한 기구인지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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