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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교육 어때요] 일본초등교 이현리.현지 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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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교육 어때요] 일본초등교 이현리.현지 남매

입력
1999.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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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치바현에 사는 재일동포 이현리(13) 현지(11) 남매. 우등생이면서도 착한 심성으로 일본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는 주인공들이다.남매의 뒤에는 어머니 유주희(39)씨의 엄격한 가정교육이 자리잡고 있다. 「시간이 금」이라는 가훈처럼 부지런함과 남을 먼저 배려하도록 가르쳐 왔다.

유씨는 아침과 저녁 식사시간에 가족간의 따뜻한 대화를 유독 강조한다. 온 가족이 모여 식사와 대화를 함께 나누느라 식사시간이 1시간을 넘기기가 예사다. 『친구가 성적이 떨어졌다고 고민해요』(현리) 『성적은 공부하면 올라간단다. 중요한 것은 기가 꺾여서는 안된다는 거야. 친구에게 꼭 전해주고 격려해주렴』(어머니)

현리 남매의 하루는 오전5시30분부터 시작된다. 친구들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시간에 남매는 책상머리에 앉는다. 소학교(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지켜온 「습성」이다. 아침 식사전까지 한국어와 일본어, 수학공부에 몰두한다.

현리양은 올해 일본 학생도 들어가기 어렵다는 명문 사립학교 아오모리 중학교에 7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초등학교때 학생들이 직선으로 뽑는 반장선거에 3차례 당선됐다. 전교 1, 2등을 다툴 정도로 성적이 뛰어나며, 교내외 산수경시대회를 휩쓸었다. 사업을 하는 아버지(이정영·52)로부터 배운 붓글씨도 수준급이다.

히노데 소학교 5학년인 현지도 별도의 과외를 받지 않는데도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한다. 「이지메」에 시달리는 친구를 집에 데려와 함께 놀아주며 위로 하고, 무거운 짐을 든 노인에게 달려가 손발이 되어주는 등 따뜻한 심성으로 학교에서 주는 모범상을 다섯 차례나 받았다.

『한국인임을 한시도 잊지 말라』는 유씨의 독려는 남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 집에서는 반드시 한국말만 사용하며, 학교에서도 당당히 한국이름을 쓴다. 모든 분야에서 일본 학생들을 앞서가는 현리남매는 『학교에서 한국인에 대한 차별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현리는 『혼자의 눈으로 보는 세상을 경험할 때가 됐다』는 부모의 말을 받아들여 동생과 단둘이 여름방학때 한국과 일본을 배낭여행 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유씨는 『많은 재일동포 학생들이 조국과 자신을 잊고 생활해 안타깝다』며 『올바른 가정교육만이 이국땅에서 한국인의 자긍심을 살릴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도쿄=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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