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경제개혁철학에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던 「DJ노미스트」들이 경제정책 실무전면에서 속속 퇴장하고 있다. 김태동(金泰東)전 청와대정책기획수석, 신봉호(申鳳浩)전 정책비서관에 이어 윤원배(尹源培)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까지 전격경질됨에 따라 정부내 「DJ노미스트」의 맥은 사실상 끊어진 셈이다. 「DJ노미스트」의 1세대격인 장영식(張榮植)전 한전사장도 이미 물러난 상태.야당총재 시절부터 김대통령의 브레인그룹으로 활동했던 중경회(中經會:대중경제를 생각하는 모임) 출신이 대부분인 이들은 인수위 시절과 정부출범이후 핵심요직에 포진, 개혁정책수립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개혁이 수습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기존 관료조직과 마찰이 빚어지고, 현안에 대해 다소는 이상론적 접근이 이뤄지면서 「일선행정가」로서의 한계를 노출했다는 평가다. 관료들만큼 일처리가 「매끄러울」수는 없었던 것이다.
현재 남아있는 「DJ노미스트」는 전철환(全哲煥)한국은행총재와 이진순(李鎭淳)한국개발연구원장, 이선 산업연구원장, 장현준(張鉉俊)에너지경제연구원장등 국책연구기관장 뿐. 그러나 전총재는 임기의 상징성이 강한 중앙은행총재이고, 나머지 연구원장들도 현실적으로 개혁정책수립의 중심에서 비켜나 있어 「DJ노미스트」들의 목소리는 작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개각으로 「DJ노미스트」들의 자리는 전문테크노크라트들로 완전 대체됐다. 이들의 퇴진에 대해선 『이론만의 무장, 현실감각 결여가 가져온 당연한 결과』라는 시각과 『관료집단의 저항에 결국 개혁그룹이 무너진 것으로 DJ노믹스 정신의 굴절』이란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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