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외화도피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의 부인이 장관부인들을 상대로 거액의 옷을 선물하는 등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정·관계에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다.청와대 사정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최회장의 부인이 남편의 구명을 위해 수천만원짜리 밍크코트 등을 장관 부인들에게 선물했다는 소문이 돌아 관련자와 장관 부인들을 대질 신문하고 옷가게를 압수수색했으나 혐의가 없어 내사종결했다 』고 25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회장이 지난 2월 구속되기 직전인 1월말까지 최회장의 부인이 시가 2,000만~3,000만원짜리 밍크코트 등 1억원어치 이상의 고급 옷을 산 사실은 확인했으나 이 옷들은 모두 최회장집 안방 장롱안에 보관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회장부인은 26일 『지난 연말부터 장관부인들이 강남 고급의상실에서 수천만원어치의 옷을 사고 나에게 대금결제를 요구했다』며 『청와대에서 사건내용을 조작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름이 언급된 장관부인들은 이를 적극 부인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진상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 사건을 보면서 분노하고 있다. 최회장 부인의 로비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치더라도 IMF체제아래 많은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장관부인들이 재벌부인들과 어울려 고급 의상실에 들락거렸다는 사실자체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있다.
사회 전 분야에 걸쳐 개혁이 진행중인 가운데 장관들의 안방만은 개혁 무풍지대였단 말인가.
정부는 즉시 사정기관에 정식 수사를 지시, 최회장부인의 로비의혹을 명명백백히 규명해야 한다. 청와대 사정수석실의 내사결과 만으로는 여론을 잠재울 수 없다. 여당인 국민회의까지 최회장부인 로비의혹과 관련해 더이상 유언비어가 춤추지 않도록 철저한 사실규명을 촉구하고 나섰으니 더 망설일 시간이 없다.
최회장 부인은 장관부인들이 회원인 봉사모임 등을 매개체로 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장관부인들의 봉사모임은 다분히 형식적이고 이벤트에 치중했던 게 아닌가 라는 반성도 해야 한다.
봉사는 무리지어 다니면서 하는게 아니고 남이 모르게 하는 것이다. 이번에 고위관료 부인들 모임의 부작용이 노정된만큼 당사자들의 반성은 물론 정부도 강력하게 자숙을 촉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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