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해태전을 앞둔 롯데 김명성감독은 3,4회를 하다 경기가 끝나는 경우를 우려했다. 이날 부산에는 경기시작 1시간여전부터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시간이 갈수록 빗줄기가 굵어지고 있었다.롯데 선발은 에이스 주형광. 김명성감독의 걱정은 에이스가 헛심만 쓰고 다음 등판까지 지장을 받는 노게임이 되는 것이었다. 때문에 김명성감독은 5회를 넘겨 강우콜드게임이 되는 경우를 대비, 번트작전으로 착실하게 득점을 쌓겠다는 자세였다.
어차피 노게임, 강우콜드게임을 예상하고 작전을 펼치기는 해태 김응룡감독도 마찬가지. 1회말, 선발 소소경이 2사후 롯데의 호세에게 투런홈런을 얻어맞자 지체없이 상승세의 오봉옥으로 교체했다. 절대 리드를 내줄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
하지만 김명성감독은 1회초 역시 2점홈런을 허용한 주형광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 그만큼 그에 대한 믿음이 컸다. 하지만 천양지차. 오봉옥은 5회까지 롯데 타선을 노히트노런으로 틀어막았지만 주형광은 5이닝동안 10피안타 6실점의 부진.
결과는 해태의 6-3, 7회 강우 콜드게임승. 김응룡감독은 뚜렷한 에이스가 없는 팀 사정상 매정하다 싶을정도의 투수교체를 단행할 수 있었지만 김명성감독은 에이스에 집착하다 패전의 멍에를 써야했다.
/부산=김삼우기자 sam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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