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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국민신탁운동] 변전소 막으려 땅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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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국민신탁운동] 변전소 막으려 땅 샀다

입력
1999.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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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의 고압 변전소 설치를 둘러싸고 환경단체, 지역 주민과 한국전력이 산림파괴 등을 이유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녹색연합이 26일 강원 태백시 원동리 150 일대 76만5,000볼트의 신태백변전소 부지 일부를 매입하고 등기이전절차를 완료했다.한국전력은 이에대해 전원개발특례법을 적용, 해당 부지를 강제수용할 방침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녹색연합이 매입한 땅은 한전이 경북 울진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경기 가평까지 보내는 송전로(전체 길이 200㎞)상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곳으로 전체 부지는 9만2,000평이다. 이번에 매입한 땅은 비록 부지의 일부지만 예정지의 한 가운데 있어 변전소 설치에 막대한 지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녹색연합은 국민신탁운동(National Trust)방식을 적용, 매입한 땅을 전국의 주민 1,000명에게 평당 3만원씩에 판 뒤 이들을 원고로 전원개발특례법의 위헌 여부를 가리는 법정소송을 낼 방침이다.

전원개발특례법은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자치단체나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산업자원부 장관의 명에 의해 해당 토지를 강제수용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 환경단체로부터 환경악법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한전의 잘못된 정책에 제동을 걸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한전이 앞으로 환경적 검토나 주민의사를 무시한 채 원자력발전소나 고압 송·변전시설 건설을 강행할 경우 같은 방식으로 부지를 매입, 건설을 저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국민신탁운동(National Trust) 환경적으로 또는 역사·문화적으로 보전할 가치가 높은 지역을 주민들이 직접 매입, 관리하는 시민운동의 한 방식. 광주와 대전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돈을 모아 무등산과 대전 오정골 매입에 나서는 등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국민신탁운동이 시작됐다. 외국에서는 이미 100여년쯤 전에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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