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실험극장은 금전만능 세태를 우화적으로 뒤튼 「오봉산 불지르다」를 공연한다. 환경미화원과 재벌 회장의 빈소가 같은 영안실이라는 우연이 극의 발단. 가난 밖에 물려 받을 게 없는 청년 배옹해는 결국 아버지와 회장의 시신을 바뀌치기하고 만다. 그러나 회장의 망령에 시달리다 못 한 어머니가 혼으로 나타나 아버지와 만나게 해 달라고 애걸한다.상봉의 길은 『오봉산에 불 지르기』라는 행려 스님의 말. 자기 몸의 오봉, 즉 손가락을 태우라는 암시임을 아버지 무덤 앞에서 깨달은 옹해는 마침내 손에 불을 놓는다. 살이 타들어가는 고통에 기절하고 마는 옹해. 한참 후 깨어나보니 아버지의 무덤 위에 한 송이 도라지꽃이 놓여있다.
저승에서의 부모 상봉, 회장의 용서로 극은 화해한다. 판소리 창과 굿사설등을 기본 모티브로 한 작곡가 이중기의 창작 음악이 극의 내용과 잘 어울린다. 6월 2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화~금 오후 7시 30분, 토 4시30분 7시30분, 일 3·6시. (02)766_3390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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