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인사개혁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법무부장관에 임명된 김태정(金泰政)전검찰총장의 후임에 박순용(朴舜用)대구고검장이 사시 3기수를 건너뛰어 발탁됨에 따라 사상 최대규모의 물갈이 인사를 예고하고 있다.사시 8회인 박총장 시대 개막은 곧 그의 선배기수인 사시 5~7회 고검장들과 동기생들의 자연스런 퇴진을 유도하는 검찰의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사법개혁이라는 제도적 틀바꿈과 함께 인적 개혁을 통해 검찰의 면모를 탈바꿈함으로써 대전 법조비리 사건이후 침체된 조직기강을 다잡고 김대중(金大中)집권 2기의 통치기반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박총장 발탁의 파격만큼 앞으로 있을 검찰 고위간부의 물갈이 폭은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우선 박총장과 경합한 이원성(李源性·사시 5회)대검차장이 25일 퇴임하는 등 사시 6회 김상수(金相洙)서울고검장, 최환(崔桓)부산고검장, 송정호(宋正鎬)법무연수원장과 사시 7회 김진세대전고검장, 원정일(元正一)광주고검장이 관례에 따라 옷을 벗게 된다.
또 박총장과 동기생들인 최경원(崔慶元)법무부차관, 김수장(金壽長)서울지검장, 안강민(安剛民)대검형사부장, 유재성(柳在成) 이재신(李載侁) 이광수(李光洙), 전용태(田溶泰)검사장 등 7명중 4,5명의 용퇴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고검장급 7명, 검사장급 11~12명의 인사요인이 생겨 재산공개 파동여파로 11명의 검사장이 바뀐 93년 9월 인사규모를 능가한다. 지난 2월 정기인사때 검사장으로 승진한 4명까지 포함하면 전체 검사장급이상 간부 41명중 3분의 1 이상이 초임 검사장으로 채워지는 파란이 예상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박총장의 동기생 2, 3명을 서울고검장, 법무연수원장, 법무부차관에 포진시켜 상층부의 갑작스런 공동화를 최소화하려는 방안이 강력하게 제시되고 있다.
이 경우 공석이 되는 고검장 4, 5자리엔 사시 9회 신승남(愼承男)법무부 검찰국장, 강신욱(姜信旭)인천지검장, 이태창(李泰昌)광주지검장 등 3명과 사시 10회 박주환(朴珠煥) 주선회(周善會) 송인준(宋寅準), 한광수(韓光洙)검사장 등 4명중에서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신국장은 차기 검찰총장 구도와 맞물려 대검차장에 임명될 것으로 점쳐진다.
또 사시 11회가 서울지검장과 부산지검장 등 대도시 검사장에 포진하면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중수부장·공안부장등 주요 보직에 사시 12회가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검찰 인사개혁이 기수의 하향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어서 사시 13회의 중요보직 기용을 통한 보직 위주 개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연쇄적으로 실시된 검사장 승진에는 2월 인사에서 탈락한 사시 13회의 정충수(鄭忠秀)서울동부지청장을 비롯, 사시 14회 미승진자 10명중 재경지청장 그룹과 서울고검 검사 1, 2명 등 5, 6명에 서울지검 1·2·3차장, 김종빈(金鍾彬)대검수사기획관, 조규정(趙圭政)국정원장 특보 등 사시 15회 선두그룹 5, 6명이 별을 달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인사시기는 다음달 1일께 실시될 것으로 보이며 바로 검사장급 이하 간부들의 후속인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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