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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중] KBS 2TV '전설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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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중] KBS 2TV '전설의 고향'

입력
1999.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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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느다란 피아노 줄에 의지해 4㎙ 높이에서 몸을 날리는 주인공 대역 연기자 박상현이 3번의 NG가 힘겨운 듯 거친 숨을 몰아쉰다. 정작 주인공 이동준은 촬영장 옆에서 코까지 골며 잠을 자고 있다.20일 오후 3시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 문경새재 도립공원 조령원터. 6월 21일부터 주 2회씩 7월말까지 방영될 「전설의 고향」 시리즈 중 1회분 「신조」가 이틀째 촬영중이다.

장비와 세트, 특수효과

대형 송풍기, 산소통, 강우기 등 특수촬영 장비를 조작하는 스태프와 70여명에 달하는 보조 연기자들이 전기상 PD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한편에선 황용 무술감독이 연기자들에게 지도를 하고 있다.

#1. 중국 한나라 태제가 고구려를 침략하자 이에 맞선 민초들이 천신제를 지내려고 신궁으로 모여드는 장면. 3일만에 지어진 신궁 세트가 진짜처럼 보인다. 제물로 바쳐질 검은 돼지가 다리를 묶여 소리를 내지르는 동안 여주인공 아란설 역을 맡은 광고모델 출신 김소희가 드라마 첫 출연에 긴장해 다리가 후들후들 거린다.

이곳에서 6일간 촬영된 부분 중 상당 부분은 일주일 정도의 컴퓨터 작업을 거친다. 한태자로 나오는 이동준이 사람에서 이무기로 변하는 장면 등이 컴퓨터를 활용한 특수효과의 예.

구미호 역을 맡아라

「전설의 고향」은 금기와 징크스가 많기로 유명하다. 이날 천신제 장면에서 돼지를 죽여 제물로 올리기로 했으나 제작진은 죽이지 않았다. 전기상 PD가 몇년 전 「전설의 고향」 촬영 도중 세트 차량이 전복돼 운전기사가 죽은 사건이 떠 올랐는지 돼지를 차마 죽이지 못했다.

또 매년 구미호를 소재로 한 작품이 방송되는데 이 역을 맡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다. 「전설의 고향」은 연기가 힘들어 기피하는 대표적인 프로. 하지만 많은 여자 연기자들이 유독 구미호 역을 사랑한다. 구미호 역에 출연하면 스타로 뜬다는 말이 정설처럼 굳어졌기 때문. 1대 구미호 한혜숙을 비롯, 장미희 김미숙 박상아 송윤아 등이 구미호 역을 거쳤다.

안영동 주간은 『올해에도 구미호가 되기를 자처하는 여자 연기자들이 많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표출하고 여자로서 감정을 최대한 극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구미호 역을 하고 나면 한층 더 성숙한 연기자로 보이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NG가 많다

사극 촬영에는 특히 NG가 많이 난다. 이날 연기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보조 연기자로 출연했다. 천신제를 지내는 순간 비명을 질러야 하는데 몇사람이 웃어 NG가 5번이나 나 한 장면 촬영에 무려 30분이 소요됐다. 보조연기자 두 병사가 이동준의 장풍에 쓰러지는 장면. 산소통에서 강풍이 몰아치자 얼굴에 경련이 일 정도다. 세번의 NG 끝에 성공했으나 두 병사는 땅바닥에 쓰러져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단 한 장면을 위해 몸을 던지는 보조 연기자들이 어떤 주연보다 돋보이는 순간이다.

「전설의 고향」 방영

KBS 2TV는 6월 21일 고구려를 침략한 한태자를 물리치다 죽어간 시녀 아란설이 새가 되어 나라를 지키는 솟대가 됐다는 전설 「신조」 를 시작으로 매주 2편씩 「살아 있는 무덤」 「전사골의 한」 「열녀문」 「초혼」 「오세암」「구미호3」 「호몽」 「깍지손(상,하)」 등을 7월말까지 방영한다.

/문경=배국남기자 knbae@hk.co.kr

◇전설의 고향 「신조」에 출연한 대역 연기자 박상현이 피아노 줄에 의존해 하늘을 나는 연기를 하고 있다. 뒤에 보이는 신궁 건물은 3일만에 지어진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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