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强性)장관과 연성(軟性)수석」새 경제팀을 이끌 「투톱」인 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장관과 이기호(李起浩)경제수석의 특징이다. 1기때와는 달리 2기 경제팀하에서는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이 재경부로 급속히 이동하고, 경제수석실의 역할은 종전 「적극적 조정자」에서 「기능적 메신저」로 바뀔 것으로 관측된다.
비슷한 경력, 다른 성향 서울대 상대 1년 후배이자 행정고시로도 한 기수 아래인 이 수석은 경제관료생활 내내 강 장관의 후임자 관계를 이어왔다.
우선 두 사람 모두 경제개발정책의 산실인 구 경제기획원 기획국장 출신. 90년 이 수석은 강 장관으로부터 기획국장직을 넘겨 받아 92년까지 기획차관보_기획국장 라인을 형성했다. 95년에도 강 장관과 이 수석은 국무총리행정조정실장_제2조정관으로 직속 상하관계를 유지했고 이 수석은 이후 97년 행조실장으로 컴백했다. 경제기획원 및 행조실 경력으로 인해 두 사람 모두 기획력 및 조정력은 검증된 셈이다.
재임시기는 다르지만 강 장관이 노동차관, 이 수석은 노동장관을 거친 것도 인연이다. 그리고 이번엔 경제수석자리를 주고 받았다.
그러나 유사한 경력에도 불구, 양자의 컬러는 매우 다르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 강 장관이 두뇌회전이 빠르고, 깐깐하며, 때론 저돌적일 만큼 추진력도 강해 「강성」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반해 이 수석은 비교적 부드럽고 온화하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연성」스타일이란 것이다.
힘 실어진 재경부 이같은 배경과 성향은 초대 경제팀과 제2기 경제팀을 운영방식면에서 근본적으로 차별화시킬 전망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강 장관에 쏠려있는 힘의 역학관계에 비춰볼 때 무게중심은 재경부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며 스타일상 이 수석도 이런 구도를 굳이 깨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초대 경제팀이 「청와대(경제수석) 주도형」으로 움직였다면 새 경제팀은 「재경부 주도형」으로 작동할 것이란 얘기다.
강 장관은 「윗분」의 의중을 읽고 추진하는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감각을 갖고 있으며 실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으로부터 절대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제수석에서 경제팀장으로 바로 이동한 예도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강 장관과 김대통령간에는 상당정도의 「직보체계」가 가동될 것으로 보이며 여기서 이 수석은 「충실한 메신저」 또는 「보완적 조정자」역할을 맡을 것이란게 관가의 공통된 관측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수석역할의 비대화는 내각기능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이 점에서 강 장관_이 수석 라인은 좋은 콤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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