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한에 각각 아내 분단의 비극 그려 -지금 중국 옌볜(延邊)에서는 알게 모르게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만난다. 남북한 당국의 암묵적 허용 아래, 얼마간의 돈이 건네진 뒤에, 50여년을 헤어져 살던 가족들이 다른 나라 땅에서 만나 눈물을 쏟고 다시 헤어진다.
「아테네 가는 배」로 분단문제를 탁월하게 형상화했던 소설가 정소성(55·단국대 교수)씨가 남북한에 각각 아내를 둔 사내의 이야기로 분단이 짓밟는 개인의 비극을 그린 장편소설 「두 아내」(전2권·찬섬 발행)를 발표했다.
청진의대 재학생으로 6·25를 맞은 지주의 아들 한철우는 상머슴의 딸 가영과 결혼한다. 그 상머슴이 항일운동을 한 경력으로 인민의 영웅이 되었기 때문. 그러나 한철우는 이미 집안 곁머슴 떡쇠의 딸 희애와 사랑하는 사이였다.
전쟁으로 가영과 헤어져 월남, 갖은 고초를 겪던 철우는 떡쇠를 만나 도살업을 배워 돈도 벌고 희애와 결혼하지만 북의 아내 가영을 잊지 못한다.
옌볜에서 가영을 상봉한 철우는 그녀와 자신의 자식을 구하기 위해 북한으로 잠입한다. 『나는 전쟁에 무참히 깨어지는 인간이고 싶지 않다. 이것만이 나 나름대로 전쟁을 이기는 방법이다』는 편지를 희애에게 남기고.
작가는 10년간 이 작품에 매어달리며 함경도 평안도 사투리의 자유자재한 구사, 역사적 사실의 철저한 고증으로 분단과 전쟁, 그로 파괴되는 인간성의 문제를 형상화했다. 정씨는 『열세번째 장편이지만 이 작품을 내 스스로의 대표작으로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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