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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 개각] 경제팀 기획원출신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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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 개각] 경제팀 기획원출신 전성시대

입력
1999.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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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B시대가 활짝 열렸다」국민의 정부 제2기 경제팀은 아주 독특한 인맥구성을 갖고 있다. 이같은 인적 구성은 향후 경제정책의 수립·운용과정에서 강점인 동시에 약점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뜨는 EPB, 지는 MOF

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장관,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 전윤철(田允喆)공정거래위원장등 새 경제팀의 핵심라인을 과거 경제기획원(EPB)출신이 사실상 장악했다. 유력한 경제수석후보인 이기호(李起浩)전노동부장관까지 가세할 경우 사실상 경제팀 전체가 「EPB화」하는 셈이다.

물론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과 신임 정덕구(鄭德龜)산업자원·이건춘(李建春)건설교통부장관 등 구 재무부(MOF)출신도 있지만 힘은 EPB라인과 비교가 안된다. 환란(換亂)주범의 비난속에 MOF인맥의 몰락은 이미 시작됐지만 이규성(李揆成)전 재경부장관까지 퇴임함에 따라 「핵심장관반열」에서 그 맥은 사실상 끊어진 셈이다. 여기에 최종찬(崔鍾燦)건교·안병엽(安炳燁)정통부차관등 차관급에도 EPB출신은 다수 포진해 있다.

◆ EPB-기획국-호남의 함수

EPB안에서도 「기획국」(현 재경부 경제정책국)과 「호남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강봉균장관은 EPB에서 기획국장-기획차관보를 거쳤고 진념장관은 기획국 총괄과장(종합기획과장) 출신이다. 이기호 전장관도 기획국장을 지냈다. 지역별로는 강봉균장관(전북군산), 진념장관(전북부안), 전윤철위원장(전남목포)등 호남일색이다.

EPB출신의 한 고위관리는 EPB-기획국-호남의 상관관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원래 정책수단 없이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내고 정책의 틀을 짜는 EPB기획국은 춥고 배고픈 곳이었다. EPB안에서도 파워가 막강했던 예산실이나 대외경협라인에는 좀처럼 호남출신들이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웠고 결국 기획국에서 잔뼈가 굵을 수밖에 없었다』

공교롭게도 강경식(姜慶植)전경제부총리와 한이헌(韓利憲)·이석채(李錫采)·김인호(金仁浩)전경제수석 등 문민정부의 핵심경제관료들은 한결같이 「영남 EPB」출신이었다. 문민경제팀이 「영남 EPB」의 전성시대였다면 이번 경제팀은 「호남 EPB」시대를 연 셈이다. 또 문민정부 마지막 경제팀이었던 강경식-김인호에 이어 2년만에 「EPB기획국」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 강점과 약점

새 경제팀은 인적구성면에서 매우 동질적이다. 더구나 EPB, 특히 기획국이 「토론을 통한 조정」문화에 강했던 점을 감안하면 부처간 정책협의가 활성화하고, 각종 새로운 아이디어가 쏟아지며, 토론을 통한 합리적 대안도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EPB출신들은 매크로(거시)에 강한 만큼 마이크로(미시)에 약한 치명적 한계를 갖고 있어 개방과 경쟁시대를 맞아 시장의 민감성이 커지는 현 시점에서 과연 국내외 금융시장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 우려의 소리도 높다. 또 강봉균 장관(행시 6회)이 수석장관으로서, 진념장관(고시 행정과)이나 전윤철위원장(행시 4회)등 「EPB선배」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뤄나갈지, 특히 예산과 정책조정권이 분리된 현 조직구도에서 개성강한 강봉균-진념장관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관심대상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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