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3주안에는 결단을 내려야한다』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유고사태 해결의 초읽기에 몰리고 있다. 최소한 6월초까지 지상군 투입 등 사태해결의 전기(轉機)를 만들어야 발칸지역에 겨울이 시작되는 10월말 이전에 코소보 난민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나토 관계자는 『나토군이 코소보에 배치돼 100만명에 가까운 난민을 재정착시키는데만 5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6월15일 이전에는 병력 투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더이상 「달력」을 쳐다볼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방의 전략가들은 나토가 지상군 혹은 평화유지군을 코소보 인근지역에 배치하는 데만 6주~2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7월말 또는 8월초가 병력 투입의 최종 마감시간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우선 평화협상이 지지부진해 지상군 투입이 결정되면 나토는 8월초부터 1~2개월 동안 세르비아군 축출 작전과 함께 그들이 설치해 놓은 지뢰와 불발탄 제거작업을 벌여야 한다.
이 경우 빠르면 9월초부터 난민들이 귀환하기 시작, 구호물자 지원을 수반한 난민 재정착 작업이 적어도 10월말 이전에는 완료돼야 한다. 물론 평화안이 합의되면 나토의 발걸음은 훨씬 가벼워진다.
평화안이 8월 이전까지만 유엔안보리를 통과하면 마케도니아 등에 배치돼 있는 평화유지군이 즉각 코소보로 투입돼 난민 복귀 작업을 벌일 수 있게 된다.
때문에 최근들어 나토는 유고에 대한 공습강도를 배가하는 한편, 지상군 파견 문제를 공론화하는 등 사태해결을 위한 막바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23일 뉴욕타임스에 보낸 서한에서 『다른 군사적 선택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면서 지상군 투입 필요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나토군은 23일부터 이미 24시간 공습체제로 전환했다.
미국은 또 나토측 평화유지군 5만명을 마케도니아에 증원, 배치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유고측에 군사적 압력을 가하는 한편, 상황에 따라 평화유지군을 지상군으로 돌리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외교적 공세를 통한 「유고 목죄기」도 병행하고 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CBC TV와의 인터뷰에서 『세르비아 병력 일부의 코소보 주둔을 허용할 수 있다』고 재천명하면서 유고의 나토측 평화안 수용을 촉구했다.
하지만 나토의 조바심이 큰 만큼 난제또한 산적한 형편이다. 유고측이 순순히 나토의 공세에 굴복할 지 의문인데다, 미국은 공습에 대한 국내비판 여론 무마, 나토의 내부 결속 유지,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 최소화 등 안팎의 힘겨운 과제들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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