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 개각이 발표된 24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단 관망자세를 보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개각내용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증시에서 1,005억원어치의 주식을 사고 1,120억원어치를 팔아 116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개각발표가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증시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은 20, 21일에도 각각 625억원, 63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었다.
이옥성(李玉成)WI카 증권 지점장은 『경제팀의 기본 컬러가 바뀔 정도의 개각이 아니기 때문에 증시정책 역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날 외국인들의 순매도는 사전주문이 반영된 것이며 외국인들의 투자패턴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자(李姃子)HSBC증권지점장도 『다음달 사상 최대수준에 달한 유상증자물량에 대한 우려로 인해 외국인들이 그동안의 주가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현금화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증시관계자들은 엔화환율이 달러당 124엔대까지 올라있는데다 원화환율은 달러당 1,180원대까지 내려가는 「엔약세, 원화강세」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주된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당장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았지만 이번 개각이 한국경제의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증시에 플러스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이승훈(李承勳)모건스탠리증권이사는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이 유임된데다 재벌개혁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던 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장관이 보강됨에 따라 경제전반의 구조조정이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빌 헌세이커 ING베어링증권 이사는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 구조조정의 강력한 추진이 힘들어질 것』이라며 『총선이전에 구조조정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개각에 반영된 듯하다』고 해석했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나민호(羅民昊)대신증권투자정보부장은 『강장관이 현재는 경기과열을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는 시장관을 피력했던만큼 금리인상 등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정책에 대한 우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형기자navid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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