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든이글스' 라인배커 신원국씨 -『미식축구를 버릴 수 없어서 미식축구팀을 가진 직장을 찾았어요』
보안회사인 캡스의 3년차 사원인 신원국(28)씨. 그는 「주중근무, 주말미식축구」라는 흔치않은 이중생활을 하는 특이한 직장인이다. 주중에는 인사과의 말단사원이지만 주말이면 캡스가 운영중인 미식축구팀 「골든 이글스」의 사이드 라인배커로 태클을 익히기에 여념이 없다.
미식축구선수하면 대단한 몸집을 연상하지만 그는 불과 173㎝, 70㎏의 평범한 체격. 미식축구선수로는 「왜소」하다고도 할 수 있다. 라인배커는 축구로 치면 윙백. 상대 공격수에게 과감한 태클과 블로킹으로 터치다운을 막는 후방수비수다.
신씨가 미식축구를 하게 된 계기는 대학 응시원서를 내던 90년초 추운 겨울. 성균관대 무역학과에 원서를 내던날 운동장에서 헤드기어를 쓰고 땀을 흘리고 있는 미식축구부원들의 훈련장면을 보고는 홀딱 반했다. 신세대가 관심을 가질만한 여러 동아리모임이 있었지만 그는 곧장 미식축구부를 찾은뒤 지금까지 미식축구에 빠져있다.
미식축구는 익히 알려져 있듯이 몸을 부딪히는 과격한 운동. 까딱 잘못하면 다치기 일쑤다. 그 역시도 초년병시절에 어깨뼈가 금이가는 큰 부상을 입기도 했다. 힘든 운동이기 때문에 그만둘 생각도 수없이 했다. 하지만 희생정신을 요구하는 미식축구의 성격과 부원간의 끈끈한 정때문에 미식축구의 매력을 떨쳐버리지 못했고 미식축구팀을 가진 직장까지 갖게 된 것이다.
「골든 이글스」는 98년초 창단한 사회인 미식축구팀인데 그는 창단멤버이기도 하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는 이글스의 막내격. 30대가 주축인 이글스팀에서 흔치않은 20대인 셈이다.
그래서 선배들의 사랑도 듬뿍 받는다. 해가 갈수록 30대 노장들이 체력때문에 빠져나가고 있는 와중에 그도 수년내 노장이라는 소리를 듣는 「쉰세대」가 될 날도 멀지 않았다.
그는 『미식축구하면 단순무식한 운동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11명의 선수 개개인이 자기역할을 하지 않으면 작전을 할 수가 없는 수준높은 운동경기』라고 예찬론을 늘어놓았다.
사회인 6개팀이 리그전을 벌이는 서울시 춘계미식축구선수권대회에서 한양대OB팀인 「레오스」를 꺾고 1승을 올린 「골든이글스」는 결승진출을 노리고 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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