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합상사들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래 독자생존을 위해 모색해온 신사업과 새 영업전략을 잇달아 가시화하고 있다.단순교역 수수료 수입에 크게 의존하던 기존 전략에서 탈피, 수익성 제고를 위해 인터넷사업과 벤처팀을 강화하는가 하면 수출대행업무도 부가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방향으로 재편을 서두르고 있다.
각 상사들이 고부가가치 수출부문으로 주력하고 있는 영업은 특정 수출입 프로젝트를 위해 상사가 자체 수출입 노하우(정보 등)와 금융, 건설, 설비 등 연관 요소를 주도적으로 조직, 운영하는 이른바 「오거나이징(Organizing)」영업.
㈜대우 관계자는 『오거나이징 수출의 수익률은 단순교역에 비해 최소 5배를 상회한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사업 등 그동안의 업무에 더해 복합거래, 대형 플랜트수출, 해외자원조달 등의 영업을 집중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3월 SK건설과 공동으로 가나 정부로부터 2억달러 규모의 정유플랜트 계약을 수주한 삼성물산측도 『지난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했던 단순교역사업의 비중을 올해는 50% 미만으로 낮추고 오거나이징 수출의 비중을 50%선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사업 진출도 두드러진다. 97년 국제유도연맹(IFJ)과 독점 마케팅 대행계약을 체결, 2001년까지 이 단체가 주최하는 모든 대회의 TV중계권 판매 등을 독점한 현대측은 『IFJ마케팅에서 예상되는 90억원의 매출 가운데 순익비율은 40~50%에 이를 것』이라며 『국제적인 스포츠마케팅을 전략사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세계 최대의 사이버서점인 아마존과 업무협력을 체결하고 인터넷 사업팀에 40여명의 인력을 배치해 주목받은 삼성물산도 올 상반기 중에 미국 등 인터넷 사업 선진국에 전담 주재원을 파견키로하는 등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기업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수익사업 역시 각 상사들이 만만찮게 물밑 경쟁을 벌이는 부문. 삼성물산은 지난해까지 한시팀으로 운영해온 벤처사업팀을 최근 정식 부서로 개편했으며, 현대도 기술이전 중개사업 등을 통해 유망벤처기업을 사업영역으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역시 산업용원자재, 에너지, 플랜트 수출등을 통해 수익구조개선에 나서고 있는 LG상사 관계자는 『이제 상사영업의 성패는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에 달려있다』며 『단순교역 대행 비중이 급감하는 대신 고부가사업에 대한 집중력이 급속히 신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