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東江)은 요즘 사람들로 넘쳐난다. 연휴인 22, 23일에는 동강이 생긴이래 최대인파인 1만여명이 몰렸고 동강 일대는 물론 영월시내까지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역설적이게도 댐건설과 환경보호에 대한 팽팽한 논란은 동강을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로 부각시켰다.동강이 댐에 막혀 죽기 전에 「밟혀 죽겠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이다. 물론 나무랄 일은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동강을 찾아 그 곳의 아름다움을 직접 보고 자연의 소중함을 보물처럼 가슴에 품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분별없는 상혼(商魂)이다. 동강은 이미 각 여행사나 답사단체의 최고 인기상품이 됐다. 각 업체는 손님을 모으기 위해 래프팅, 트레킹등 부대행사를 끼운 패키지상품을 내놓았고 더 유혹적인 부대행사를 만들려는 아이디어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그 아이디어상품 중에는 정도를 넘는 것도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동강 고기잡이」「동강과 모닥불」…. 동강의 의미와 분위기를 전혀 모르는 상품이다. 절간을 빌려 불고기잔치를 벌이는 격이다.
동강 강변은 이미 이러한 이벤트행사들의 분비물로 심하게 오염되고 있다. 심지어 「부처님 오신 날, 동강에서의 방생과 래프팅」이란 이벤트도 있었다. 머잖아 배스, 블루길등 포악한 외래어종이 동강을 점령할 지도 모른다.
동강 사랑은 위독한 환자를 돌보는 의사의 심정이어야 한다. 경건한 마음으로 진지하게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강이 없어지거나 말거나, 이 틈에 돈이나 챙기자』는 식은 정말 곤란하다. 동강은 물론 동강의 영혼까지 죽이는 짓이다.
/권오현 생활과학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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