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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업인] "클린턴이 입는 셔츠 우리가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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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업인] "클린턴이 입는 셔츠 우리가 만들었어요"

입력
1999.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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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우텍스 박학경사장 -미국의 클린턴대통령이 즐겨입는 셔츠인 「빌 블래스」, 96년 중미 5개국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 과테말라의 아르수 대통령과 엘살바도르의 깔데론 대통령 등 각국 대표가 입고 나온 셔츠등은 모두 국내의 한 업체가 만든 제품이었다. 맨하탄, 랑방, 크리스찬 디오르 등 대부분의 세계적 브랜드 셔츠도 이 회사제품이다.

안에서보다 밖에서 더 유명한 보우텍스(사장 박학경·朴鶴京·47).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연간 1,200만장을 만드는 세계2위의 셔츠생산업체이다. 미국인 5명가운데 1명은 이 업체 셔츠를 입고 있는 셈이다. 1위는 홍콩의 TAL사로 연간 1,600만장을 생산하고 있다.

박사장의 성공비결은 쿼터 확보에 있었다. 최대의류수입국인 미국시장에 옷을 수출하려면 허가증이나 마찬가지인 쿼터가 필요하다.

쿼터 1장에 옷 1점을 수출할 수 있다. 입국허가증인 비자나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쿼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매출이 결정된다. 그가 보유한 대미쿼터는 500만장 규모. 단일기업으로는 세계최대이며 국내 모든 셔츠업체가 보유한 쿼터량(380만장)보다 많다.

최다쿼터를 확보하기까지 그는 남다른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3년간의 시장조사를 거쳐 89년 과테말라에 공장을 세웠다.

과테말라를 선택한 이유는 미국이 쿼터를 부과하지 않는 비쿼터국(현재는 쿼터국)이기 때문이었다. 또 임금이 싸고 미국시장이 가까워 물류비도 적게 들었다.

처음부터 박사장은 일류제품을 겨냥했다. 원단도 비싸고 생산원가도 많이 들었지만 최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면 해외바이어들의 눈을 끌 수 없다는 판단때문이었다.

요리사를 포함해 한국인 관리자 30명을 파견해 현지인들에게 전기미싱 다루는 법을 가르쳐가며 셔츠를 만들었다.

노력덕분으로 세계의류업계에 일류제조업체로 소문이 퍼지며 바이어들이 줄지어 찾아왔다. 3년만인 92년 엘살바도르에 분공장을 낼만큼 급성장했다.

다리지않아도 구김이 덜 가는 형상기억셔츠, 1인치에 20땀을 박는 바느질기술 등 각종 특수기술을 개발해 세계일류업체의 셔츠주문을 도맡다시피 하며 쿼터를 키웠다. 현재는 랑방의 모든 셔츠를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 자체 상표인 「바치(vacci)」를 선보였다.

박사장의 목표는 의류사에 길이 남는 명품셔츠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바치가 시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7,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목표는 8,000만달러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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