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보인 「고대신문」(17일자)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현대인의 문화정신병에 대한 기획특집을 실어 큰 관심을 모았다.「당신이 바로 문화정신병 환자일 수 있다」며 문화와 관련한 각종 증후군에 현대인이 얼마나 많이 노출돼 있는지 지적하고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힌게 주요 내용.
우선 문화 충격을 가져온 가장 엄청난 것은 컴퓨터. 「컴맹」이나 「컴퓨터공포증」「넷맹」에 이어 인터넷중독증까지 등장했다. 중독증은 일단 어떤 대상을 탐닉하는데 그치지 않고 의존성과 내성, 금단증상으로 치닫는 것이다.
인터넷 중독자는 마음이 복잡하거나 허전할 때 자신도 모르게 인터넷에 접속, 마음의 위안을 얻으며(의존성) 오래 몰두할수록 효율이 떨어진다(내성).
이같은 사이버중독의 원인은 먼저 유희성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인터넷을 통해 영화나 연극, 음악 미술 오락 등 유희적 요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
「정보의 바다에 빠져보세요」라는 광고문구처럼 미답의 정보영역에 대한 대중적 호기심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무엇 하나 내 뜻대로 되지않는 현실과는 달리 내가 가상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다면, 인터넷 중독은 삽시간의 일이다.
하지만 사이버중독은 알코올중독 등 중독장애와 달리 긍정적인 면도 많다. 사이버문화에 대한 인간들의 잠재적 특성의 발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이 시각에 따르면 단순한 중독증이 아니라 복합적 현대사회의 단면으로 파악할 수도 있다.
이 기사에 따르면 「공주병」「왕자병」이라고 일컫는 현상도 문화정신병. 정신의학에서는 「자기애 인격장애」라는 용어를 붙여 정신병의 하나로 분류한다.
자기애는 인간의 보편적 특성이지만 완전하고자 하는 소망이 너무 간절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무감각해지는 정도가 되면 병이 된다는 것이다.
대개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하지 못하고 관심이 없는 사람, 갈등이 생길 때 그 상황을 이해하거나 원만히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 등을 일컫는다.
물론 자기애 인격장애자의 경우 정치 예술 등 전문직에서 성공하는 사례도 많다. 그러나 진정한 성공보다는 단순히 사람들에게 갈채를 받는 것을 더 중요시한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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