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은 우리 몸을 보호하는 기능의 하나이자 가장 흔한 호흡기 증상이기도 하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성인인구의 14~23%가 평생 한 번 이상 지속적인 기침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만성기침은 흡연이나 기관지 확장증, 폐결핵, 폐암 등 뚜렷한 원인 없이 3~4주 이상 계속 기침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호흡기와 기침은 우리 몸의 중요한 방어체계
사람의 호흡기는 끊임없이 외부와 접촉한다. 호흡기의 폐포(肺胞)를 다 펼치면 테니스코트 넓이가 될 정도로 방어체계가 발달해 있다.
이 순간에도 우리 몸은 코털부터 폐에서 가지를 친 기관지 섬모들까지 파도치는 물결처럼 대장관을 연출하며 공기를 통해 들어오는 작은 「적군」들을 몰아내고 있다.
기침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호흡기의 중요한 방어체계이다. 기침할 때는 순간적으로 숨을 힘껏 들이마시게 된다. 이 때 목 부위의 후두가 닫혀져 공기가 나갈 길을 꽉 막고, 이어 흉곽이 수축하면서 흉곽내 압력이 순식간에 300㎜Hg로 치솟는다.
그러면 이 때를 놓칠세라 닫혔던 후두가 열리면서 폐 속의 공기가 음속의 85%에 가까운 속도로 기도(숨길)를 통과해 나간다. 이 때 기도 안에 있던 점액과 더불어 이물질들이 가래 등의 형태로 배출되는 것이다.
▲만성기침은 원인이 다양하다
만성기침에 대해 체계적 접근이 이뤄진 것은 80년대부터. 미국의 어윈박사는 기침을 일으키는 수용체가 있는 신체 부위를 자세히 관찰한 결과 만성기침의 96% 이상이 코의 분비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기침 증세만 있는 기침형 천식, 만성 기관지염, 위장의 내용물이 역류해 식도나 기관지를 자극하는 경우에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어윈박사가 조사한 만성기침 환자 중 82%는 한가지 원인, 18%는 두가지 이상의 원인에 의해 기침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있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98%의 환자가 완치나 조절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연구 덕분에 만성기침 환자에 대한 적절한 진료가 가능해졌다.
▲기침이 계속될 때 자가치료는 금물
후비루가 있는지 여부는 환자의 증세를 자세히 묻고 인후부를 관찰하면 쉽게 알 수 있다. 후비루에 의한 만성기침에는 비염이나 축농증에 쓰이는 약물요법을 시행한다.
기관지천식은 대부분 기침 객담 호흡곤란 천명(喘鳴·쌕쌕거리는 소리)이 나타난다. 천명이나 호흡곤란 없이 기침만 나타나는 기침형 천식은 먹거나 흡입하는 스테로이드제제나 기관지 확장제로 치료한다.
위-식도역류는 서양인에게 많다. 신트림, 가슴 부위가 화끈거리고 불타는 듯한 통증, 불쾌감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위-식도역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식도조영술, 위내시경검사 등이 필요하다. 위-식도역류가 있으면 과식 고지방식 술 커피 담배 신음식을 삼가하고 잠자기 전에 음식을 먹어서는 안된다. 복부를 꽉 조이는 옷도 좋지 않다.
매우 드물지만 음식을 먹을 때 기침이 나는 환자에게서 조기위암이 발견된 적도 있다. 음식을 먹을 때 기침이 악화하는 환자는 위내시경검사를 받는 게 좋겠다.
역시 드문 경우지만 흉부 X레이촬영 결과 정상이었으나 기침이 조절되지 않아 수개월 후 다시 촬영한 결과 임파관 전이성 폐암이 발견된 경우도 있다. 어쨌든 96% 정도의 만성기침은 간단한 검사로 원인을 알 수 있다.
기관지내시경검사가 필요한 경우는 4%에 불과하다. 만성기침은 원인이 다양하므로 감기가 오래 지속되면 자가치료에 매달리지 말고 전문의와 상의하기 바란다.
이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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